여수시 남면 안도마을에는 수집벽이 있는 홀몸 어르신 장00(남, 71세) 씨가 살고 있다.
장00 씨의 수집벽은 5년 전 아내의 가출과 함께 시작됐다.
장 씨의 집은 그동안 주워 모은 폐지와 자신이 버린 술병 등으로 쓰레기장을 연상케 했다.
장 씨는 “쌓여가는 쓰레기를 보며 처음에는 치워야지 했다가 나중에는 포기를 하게 됐다”면서 “그때부터 삶의 의욕도 꺾이고 바깥출입도 줄어들었다”고 회상했다.
그간 이러한 사정을 듣고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장 씨는 한사코 거절했다.
하지만 안도마을 박희자 이장과 남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한상훈 위원의 지속적인 설득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장 씨가 집안 개방을 결심하자 마을 주민과 남면사무소, 남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이 거들고 나섰다.
청소와 방역 소독은 지역민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28일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5톤 트럭 2대 분량에 달했고, 페트병과 폐가전‧가구 등 종류도 다양했다.
감염병 예방과 악취 제거를 위해 집 안팎에 대한 분무 소독도 꼼꼼히 이뤄졌다.
안도마을에서는 폐기물 처리비 30만 원을 지원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남면사무소(면장 김춘수)는 독지가와 연계해 도배‧장판을 후원할 계획이다.
집안을 둘러본 장 씨는 연신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이제 며느리가 사준 세탁기를 놓을 공간이 생겼다”면서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남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한상훈 위원은 “깔끔해진 집과 기뻐하는 어르신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면서 “앞으로도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