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고장 여수를 대표하는 음식들은 많고 많지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구찜'이다.
아구찜은 여수의 향토음식이다. 옛날에 타 지역에서는 아구를 식용이 아닌 거름이나 사료용으로 썼다고 하나 여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여수의 어부들은 아구를 잡으면 말려서 찜이나 탕으로 요리해 먹었다. 아구는 겨울의 찬바람에 말려야 벌레가 생기지 않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맘때 쯤 어촌 마을엔 집집마다 빨래줄에 아구나 물메기가 걸려 있었다.
아구의 표준어는 『아귀』이다. 여수에서는 사투리로는 『아구』, 『아꾸』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입이 크다는 의미의 은어인 ‘아가리’ 혹은 ‘아구창’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구찜이 오늘날의 레시피로 대중화 되었지만 아구탕이나 아구찜은 여수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여수의 향토음식이었다. 여수 사람들은 아구를 말려서 무를 넣고 간장을 부어 찜을 만들어 먹기도 했고, 집에서 기른 콩나물과 함께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해물찜으로 요리해 먹기도 했다.
여수의 아구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겨울 찬바람에 말린 아구를 쓰는 여수의 전통 아구찜과 생아구를 그대로 쓰는 보통의 아구찜이 있다. 일반 음식점에서는 생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살이 부드러운 경우가 많지만 원래 여수의 전통 아구찜은 말려서 식자재료 사용하기에 쫄깃쫄깃 씹히는 독특한 맛이 특징이다.
배고프던 시절, 추운 겨울에 눈물을 짜면서 먹었던 매운맛을 추억하며 아구찜을 먹으러 갔다.
오늘 먹은 아구 전문점은 찹쌀가루를 쓰지 않고 내장을 갈아서 넣었다는데 걸죽하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