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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윤형숙 열사를 추모한다

  • 기자명 방수윤 (suyun7762@naver.com)
  • 조회수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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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나라 되찾기 위하여
왼팔과 오른쪽 눈도 잃었노라

독립운동가 윤형숙 열사의 묘비
독립운동가 윤형숙 열사의 묘비

왜적에게 빼앗긴 나라 되찾기 위하여 왼팔과 오른쪽 눈도 잃었노라. 일본은 망하고 해방되었으나 남북·좌우익으로 갈려 인민군의 총에 간다마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이 글은 여수의 독립운동가 윤형숙(1900.9.13.~1950.9.28.)의 무덤 묘비글 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여수에서는 1일 오전 1130분부터 윤형숙 열사 묘소에서 '3·1 혁명 100주년 여수지역 독립운동 기념식'이 열려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시민문화제가 펼쳐졌다.

독립운동가 유관순은 알아도 독립운동가 윤형숙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남도의 유관순이라고 불리는 독립운동가 윤형숙은 민족사의 격동기인 1900913일 여수시 화양면 창무리에서 태어났다.

윤형숙 열사는 어렸을 때 안정리라는 마을에서 살아 안정엽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수피아여고 시절에는 윤혈녀라고 불렸다.

윤 열사의 아버지 윤치운은 한학자였으나 윤 열사가 7살 되던 해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어린 윤형숙을 교육 시키고자 순천에 있는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집에 맡겨 초등학교를 마치게 한다.
이후 순천 성서학원을 이수한 뒤, 광주지역 최초의 여성중등교육기관인 수피아여학교(, 수피아여고)에 진학한다.

열사가 2학년이 되던 1919310일 오후 2, 광주 장날을 기해 만세운동에 앞장섰다. 이날 만세시위에는 수피아여학교를 비롯하여, 숭실학교생, 기독교인, 농민,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여하였는데 일제는 기마헌병을 투입하여 시위자들에게 위해를 가하며 체포에 열을 올렸다.
이 자리에서 일본 기마 헌병이 만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던 윤형숙의 왼팔 상단부를 군도(軍刀)로 내리쳤다.
잘려 나간 팔이 땅에 떨어졌고 윤형숙은 정신을 잠시 잃기도 했다. 하지만 떨어져 나간 손은 여전히 태극기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온몸이 핏에 젖은 윤형숙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오른손으로 잘려 나간 왼팔이 움켜쥐고 있던 태극기를 뽑아든 뒤 더 큰 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 광경을 목격한 군중은 더욱 격렬하게 항거에 나섰다.

이 일로 윤 열사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외팔에 오른쪽 눈이 실명된다. 당시 광주 3.1만세운동에 참여한 수피아여학교는 윤형숙 열사를 비롯하여 교사와 학생 26명이 전원 구속되었다.

중상을 입은데다가 거듭된 고문으로 감옥 문을 나설 무렵의 윤형숙 열사는 왼쪽 눈마저 거의 실명 상태에 이르고 만다. 이후 윤 열사는 독신으로 원산의 마르다윌슨 신학교에서 신학공부를 마친 뒤 전주로 내려가 기독교학교의 사감과, 고창의 유치원 등지에서 자라나는 어린이 교육에 힘썼다.
그러나 윤 열사에게 닥친 비극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해방된 조국, 좌우 이념의 갈등 속에서 6.25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1950928일 밤, 서울이 수복되자 퇴각에 나선 인민군은 윤형숙 열사를 비롯한 손양원 목사 등 기독교인을 포함한 양민 200여 명을 여수시 둔덕동 현 정수장 아래로 끌고 가 학살했다.
윤형숙 열사 나이는 겨우 50살이었다. 독립을 외치다 잃은 왼팔과 실명된 눈으로 어린이교육에 힘써온 윤 열사에게 정부는 2003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하였다

950928, 둔덕동 정수장아래서 인민군에 의해 학살당한 채 고향(창무리) 마을 뒷산에 가매장되어 있었다가 10년이 지나서 1960323일 마을사람들은 윤형숙 열사의 무덤을 이곳으로 옮겼다. 이후 2013928일 무덤 앞에 묘비석과 안내판이 세워 졌다.

조국의 독립에 외팔과 오른쪽 눈을 바치고 남은 한쪽 눈마저 어린이교육에 바쳤는데도 동족의 흉탄에 목숨을 잃었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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