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산이 높고 별이 빛난들, 그 나무뿌리는 낮은 곳에 있고 사람도 낮은 잠이 편하니 어찌 바다처럼 낮고 넓은 깊이만 할까요"
여수시 장애인 종합복지관 문예창작반 작품집 2호가 출간되었다.
지난 1월 30일, 출간을 기념한 축하 행사가 장애인 복지관에서 열렸다.
작품집 1호가 나왔을 때보다 더 많은 축하객들이 찾아주셨다.
1호집 작가와 2호집 작가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훈훈했다. 초대된 관객들 역시 흐뭇해 했다.
부축을 받고 올라와, 정확하지 않지만, 한 단어 한 단어 정성껏 시를 읽는 모습이 가슴 뭉클했다.
자기가 손수 쓴 시를 안간힘을 써가며 하는 시 낭송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몸이 불편하지 않는 우리는 그 감사함을 알지 못한 채, 그저 당연한 듯 살아가고 있다. 그런 자신이 갑자기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보이지 않은 신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새삼 읊조려 보았다.
가슴찡한 시 한 편이 있어 소개한다.
- 내 발이 내게 하는 말 -
내 발이 내게 말합니다
"걸어보고 싶지 않니?"
내가 내 발에게 말 합니다
"걸어보고 싶은데 잘 안돼"
그러면 내 발이 나에게
"걷지 못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
내 발이 내게 말합니다
"달려보고 싶지 않니?"
내가 내 발에게 말합니다
"달릴 수가 없잖아"
그러면 내 발이 나에게
"달릴 수 없게 해서 미안해"
내 발이 내게 말합니다
"같이 어울려서 운동하고 싶지 않니?"
내가 내 발에게 말 합니다
"어울릴 수 없잖아"
그러면 내 발이 나에게
"어울릴 수 없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난
내 발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내 몸에 있어 주어서 고마워"
참으로 가슴찡한 시이다.
우리 모두가 예비 장애인이란 걸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