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 특별히 이순신을 흠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이순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한다. 정기적으로 문화 유적지를 찾아,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서로 나눈다. 이사모 회원 32명은 2017. 06. 23(금)~06. 24(토)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통영을 찾았다. 통영에서 임진왜란과 이순신 관련 유적지를 돌아보고 조상들의 구국열과 '이순신의 애국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통영의 정윤정 문화해설사가 함께 하면서 큰 도움을 줬다. 가장 먼저 충렬사를 찾아 참배를 시작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통영의 충렬사는 임진왜란이 끝난 8년 후(1606년) 선조의 왕명에 의해 건립된 충무공 이순신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규모나 보존도 면에서 옛스러움과 위용이 매우 뛰어나다. 제향을 모시는 사당과 제사 준비 공간, 강학을 위한 공간 등 사당의 격식을 제대로 갖춘 곳이다.
점심 후 한산도로 이동한다. 이곳은 이충무공이 왜군을 크게 무찌른 한산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이다. 임란 당시 충무공이 부하들과 함께 작전계획을 세우고 수군의 기지 역할을 하던 곳(옛 삼도수군통제영)이다. 정유재란 때 불타 폐허가 되었던 곳을 영조 때 재건하여 '제승당'이라 이름 짓는다. 그 후 일제강점기 등 몇 차례 우여곡절을 겪지만 오늘날까지 보존 잘 관리되고 있다.
특히 수루에 올라서면 당시 위태로운 나라를 걱정하는 장군의 마음이 담긴 '한산도가'가 눈에 들어온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시선을 멀리 두면 한산도 앞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마루에 올라 잠시 쉬면서 당시의 긴박함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다음 날, 오랜 기간 복원 공사를 통해 새롭게 단장한 삼도수군통제영을 찾았다. 과거 덩그러니 세병관이 있었는데 이제는 심사숙고한 고증을 통해 삼도수군통제영으로서 주요 부속시설이 잘 갖추어졌다. 복원을 위한 충분한 연구와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도수군통제영의 약자 '통영'이라는 이름답게, 도시의 면모가 한껏 드러나고 있다.
통영에서 돌아와 여수의 진남관을 찾았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진남관은 현재 보수 공사 중이다. 닫혀져 있는 문 앞에 관광객들이 꽤 많이 모여 있다. 그들이 답답하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사중이긴 하나 멀리서라도 내부를 볼 수 있는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이 있다. 잘 복원된 통영의 삼도수군통제영을 인정하며 그 옛날 순천부 소속 전라좌수영성을 그려본다.
진남관을 중심으로 도심 구조가, 다녀온 통영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한때 변방으로서 수난을 함께한 지역이니 경쟁구도가 아닌 상호 도움되는 차원으로 바라보면 한다. 진남관을 중심으로 전라좌수영성이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지 기대가 크다. 제대로 보수해서 그 위용을 멋지게 드러내기 바란다. 지금은 먼저 복원된 통영의 삼도수군통제영에서 좋은 점을 배우고 살리는, 성숙한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