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날, 오동도의 동백꽃이 만개했다. 때 맞추어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로비 전시홀도 강종열 작가의 동백꽃으로 붉게 물들었다. 흐드러지게 핀 동백 꽃그림을 보는 순간, "곱다!" 감탄사를 연발한다. "옛날 오동도가 이랬는데!" 감상자는 감회에 젖는다.
2017. 3. 10~4. 9까지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로비 전시홀을 찾으면 여수 동백 강종열 작가의 작품 총 83점을 감상할 수 있다. 대표 작품인 동백 그림 외에 판화, 스케치 작품도 볼 수 있다. 시간을 두고 유심히 감상하다보면 그의 작품세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귀한 전시회다.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 로비 1, 2층과 지하 1층 드넓은 전시홀은 공간을 압도하는 강종열 작가의 멋진 작품들로 가득하다. 마음이 사로잡히고 발길이 머무는 특별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작가 젊은 시절 오동도의 모습이다. 붉은색의 정점에서 이루어진 낙화는 지금보다 훨씬 장관이었다. 숲은 더욱 깊고 어두웠으며 숲의 정령들이 느껴질 정도로 신선했다. 추억 속의 오동도와 그림 속에서 멋지게 해후한다.
봄 기운이 가득하다. 어느 봄날, 동백숲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 토끼풀, 나비 등을 등장시켜 봄의 따스한 기운을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림 한 장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어느새 고향 뒤뜰에 가 있다. 그림의 힘이다. 유난히 잎이 무성하고 꽃을 많이 피우는 동백나무는 '다산'을 상징한다고 한다. 동백 그림을 소장하게 되면 '재력과 자손번창'의 기원을 받을 수 있다.
바람이 지나간 후 동백 숲의 모습이다. 거친 바람에 꽃이 지고 잎은 성글어져서 나무 줄기와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그림에서 멀어질수록 줄기와 가지는 더욱 선명해지고 바람 결의 흔적이 선연하다.
오동도 동백 숲 속으로 포섭되어 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숲으로 들어오는 빛은 줄기와 잎과 꽃의 모습을 달리 보이게 하고 그것들은 무수한 색과 점으로 표현된다. 숲 속에서 들리는 온갖 자연의 소리가 그림으로 보여진다. 동백숲으로 이어지는 길처럼 깊고 아득한 공간이다.
맑은 날의 동백, 비 내리는 날의 동백, 눈이 쌓인 동백 꽃의 모습이다.
동백꽃과 거대한 동백숲에서 발견된 빛의 산란 과정에서 변화무쌍한 색들의 향연에 매료된다. 동백숲 속으로 투과되어 들어오는 빛에 의해 자연 소재들의 변화들을 비구상으로 표현한 동백 대작이다.
2017 작가의 최근 동백 그림이다. 강렬한 원색을 동원하여 화려한 색채들의 조화를 시도했다.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색들의 조화가 오히려 화려하고 모던하면서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추상적인 배경 위의 동백꽃은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잎사귀 사이로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 꽃이 어여쁘다. 나날이 좋아지는 봄 날이다. 여수엑스포박람회 재개장 5주년 기획전시 '바다, 동백꽃에 물들다', 여수 동백 강종열 전시회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