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모범음식점이라더니… 뭘 보고?

  • 기자명 조은영 기자 (dmsehf2514@naver.com)
  • 조회수 609
글씨크기

지인가족과 지난 11일, 토요일 여수의 모 음식점을 방문했다. 지인부부와 우리부부 그리고 초등아이 셋.

외진 곳이었으나 입소문이 난 식당이라 그런지 북적였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이라 다행히 자리는 있었다.

“한 테이블에 앉으셔야 해요.” 아이 셋에 어른 넷인데 한 테이블이라. 들어오는 손님에게 인사는커녕 빈자리에 앉자 자리를 잡은 우리에게 건넨 첫 말 치곤 고약하다.

기분이 상했지만 사장입장에선 한 테이블이라도 손님을 더 잡고 싶으려니 싶어 다른 손님 오면 자리를 비켜주겠노라 대꾸한다.

주문을 한다. 갈치조림2인분에 주꾸미볶음 2인분.

홀 건너편 훤히 뚫린 주방에서 대놓고 들으라는 듯 흘러나오는 소리 “인원대로 시키지도 않고….”

나 또한 대놓고 “게장백반 메뉴로 인원수만큼 다시 시키면 되겠네. 어차피 우리가 시킨 메뉴가격이나 그 가격이나 그게 그거구만.”이라며 지인가족과 이야기 나누는 양 불편한 심사를 드러냈다.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머쓱한지 설핏 웃는다. 주문을 취소하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으나 외진 곳이기도 하거니와 아이들 체험활동 신청시간이 임박했다. 내키지 않았으나 그저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을 수밖에.

주문한 음식 중 갈치조림이 먼저 테이블에 올려졌다. 곧 뒤따라 나올 줄 알았던 주꾸미는 무려 30분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것도 조리되지 않은 상태로.

늦게 나온 것 그렇다 쳐도 주문한지 40여분 만에 나온 음식이 조리되지 않은 상태로 나와 당황했다. 여유가 없던 우리는 포장을 부탁했다. 헌데 사무적으로라도 말할 줄 알았던 사과 말조차 없다. 어차피 다시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 굳이 입 아프게 말하고 싶지 않다.

“사장님 이거 주꾸미 맞나요? 낙지 같은데요.” 주꾸미를 주문했던 지인이 무언가 이상한지 묻는다. 주인장은 아니라고, 주꾸미가 맞다고 했다. 계산을 마치고 나가면서도 뭔가 찜찜했던 지인은 포장을 들추며 거듭 물었지만 확신에 찬 말투로 “주꾸미가 맞다”며 재차 확인해주었다.

헌데 그날 저녁 지인이 조리하려 포장을 풀자 보이는 건 흐물거리는 다리를 드러낸 낙지였다고. 그렇게 거듭 물었건만. 그날 당장 전화로 따지려던 지인은 그래도 저녁장사로 바쁠(괜한 호의였을 뿐) 사장님을 생각해 다음날 전화를 했다고 한다.

통화 중 알게 된 기가 막힌 사실은 주인장의 실수가 아닌 고의였다는 것. 그랬음에도 재차 묻는 지인에게 주꾸미가 틀림없다고 장담하던 주인장의 뻔뻔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날 그의 염치없이 태연하게 구는 태도 뒤로 버젓이 걸려있던 ‘모범음식점’ 간판이 무색할 뿐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여수시청(거북선여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