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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꽃이 많이 피는 오월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 조회수 1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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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희생자를 추모하며

 

인디언 아라파호족에게 오월은 먼저 죽은 자들을 생각하는 달이라고 한다. 이팝나무, 불두화, 아카시아, 찔레꽃 오월에 핀 꽃들은 유난히 흰색이 많다.

5.18 민주화 운동, 오월에 기억해야할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이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당시 들려온 이야기는 광주에 폭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부르짖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장흥까지 내려왔고 그들의 머리에 동여맨 붕대에 젖은 붉은 피가 아주 심각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을 지켜본 중1 어린 소녀는 공포감을 느꼈다. "여러분 도와주세요. 우리는 자유를 위해 피 흘리고 있습니다. 광주는 심각합니다."

담임인 영어교사 김미숙은 주황색 플라스틱 바가지에 여러 차례 시원한 지하수를 떠다 그들의 갈증을 달래줬고 주변 상가민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음료수를 상자째 버스에 실어줬다. 소녀는 그 걸 지켜보면서 두려움을 내려놓고 저들이 적이 아님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렇게 당시를 기억하는 소녀는 나중에서야 진실을 알았다. 참 자유를 향한 그들의 피빛 투쟁이었다는 사실, 이에 깊은 공감과 존경을 보낸다.

장미의 계절 오월은 오히려 유난히 흰꽃이 많이 피는 달이다. 자유를 향한 그들의 거룩한 희생을 기리고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는 가장 경건한 달 오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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