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와 꽃무릇 이야기

2020-08-14     방수윤

어느덧 여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피는 상사화가 올해도 어김없이 아파트 화단에 예쁘게 피었습니다.

봄에 잎이 나고 여름이 다가오면 잎이 모두 시들었다가 장마가 끝날 무렵에 피어나는 꽃입니다. 잎과 꽃은 영원히 만날 수 없어서 상사화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전설의 꽃입니다.

제가 어려서는 이 꽃을 개난초라고 알고 있다가 상사화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꽃무릇을 상사화라고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피어나는 상사화와 9월에 피는 꽃무릇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상사화와 꽃무릇은 같은 수선화 과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어 "이룰 수 없는 사랑" 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꽃무릇과 상사화를 동일시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원산인 상사화는 7~8월에 개화하며 일본이 원산인 꽃무릇은 상사화가 지고 난 후 9~10월에 개화합니다.

꽃색은 상사화가 연분홍(노랑 상사화도 있음)으로 피는 반면 꽃무릇은 짙붉은색으로 피어나며

꽃모양 또한 상사화가 원추리꽃 모양으로 피는 반면 꽃무릇은 붉은 왕관형으로 피어나는 차이가 있습니다.

꽃무릇은 9월이 되면 흥국사나 봉화산산림욕장 등의 야생화 단지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상사화는 흔하지 않은 꽃입니다.

상사화에 대한 전설은 비슷한 내용으로 여러 가지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옛날에 금슬 좋은 부부에게 늦둥이 딸이 있었다. 아버지가 병환 중 세상을 뜨자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며 백 일 동안 탑돌이를 시작했습니다. 이 절의 큰스님 수발승이 탑돌이를 하는 여인을 연모하게 되었으나 중의 신분인지라 이를 표현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여인이 불공을 마치고 돌아가자 스님은 그리움에 사무쳐 시름시름 앓다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듬해 봄, 스님의 무덤에 잎이 진 후 꽃이 피었는데, 세속의 여인을 사랑하고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했던 스님을 닮았다 하여 꽃의 이름을 상사화라 지었다고 전해집니다.

상사화
상사화

 

꽃무릇
꽃무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