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고흥 '연홍도'를 가다

2017-07-19     이기자 기자

여수에는 365개의 아름다운 섬이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수의 섬을 여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우리 지역 섬을 잠깐 뒤로 하고 고흥 '연홍도'를 찾았다. 섬 안에 미술관이 있다고해서 호기심을 충족할 겸 지인들과 함께 고흥으로 향했다.

 

잿빛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바다에 닿을 듯, 하늘이 몹시 무거운 날이다. 연홍도는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배로 5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아 마치 우리 지역 경도를 찾은 느낌이 든다. 섬 지역의 절반을 조형작품과 골목길 벽화들로 꾸며서 볼거리가 많은 섬이다.

 

주민들은 총 50가구 정도 거주하고 있다. 진료소에 근무하는 지나가는 주민에게 물으니 3년 동안 꾸준히 가꾼 결과물이라고 한다. "앞으로 2년 더 조성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점은 만나는 주민들마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참 친절하다.

 

연홍미술관으로 가는 골목길과 해변로를 따라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들을 만나게 된다. 조성한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고 작품 내용이 섬답게 참신하다. 비록 딱딱한 시멘트 벽이지만 민트나 핑크를 바탕색으로 벽화나 조형물이 예쁘게 눈에 들어온다.

 

도착한 연홍 미술관은 '연홍, 그 섬에 가다'를 전시 테마로 회화 작품과 솟대 작품을 전시 중이다. 폐교를 이용해 만든 전시관인데 생각보다 작품 수가 많다. 전시관 환경도 쾌적하고 좋다. 섬에서의 작품 감상은 도시의 미술관에서 느끼는 감흥과 다른, 특별함이 있다. 

 

섬의 정취를 느끼며 한나절 소일하기에 딱이다. 섬 풍광과 어우러진 다양한 작품들과 만나니 지루하지 않고 보내는 시간이 색다르다.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의 점심도 흡족하다.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엄마 손맛을 낸 나물과 해초 반찬이 걸고, 우럭 지리탕이 시원하다.

 

일부러 찾은 연홍도 섬 미술관, 여러모로 만족감이 커서 다시 오고 싶다. 개발의 바람직한 면이라고할 수 있다. "좋제! 어서 왔는가? 우리 섬은 살기좋은 섬이여." 밝은 미소로 정겹게 말을 걸어온다. 건강하게 나이 든 섬 할머니의 푸근함도 기분좋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