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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봇대 시인 함민복을 만나다

  • 기자명 김영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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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여수 북카페 트립티에서 강화도에 사는 함민복 시인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내가 처음 함민복 시인을 알게 된 것은 전남대 평생교육원 문예 창작 과에서 ‘긍정적인 밥’ 이라는 시였다. 그가 강화도에서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으며 힘들게 생활 할 때 쓴 시라고 하는데 벌써 20년 전의 시라고 한다.

 그의 시 ‘긍정적인 밥’ 전면에는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중략~~~

 함시인은 자신의 삶을 지탱해 준 것은 시와 긍정적인 힘이었다고 말한다.

긍정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해 보았을 때, ‘세계는 그 신비의 내밀성 속에서 정화의 운명을 바라고 있다. 인간이 보다 좋은 인간의 싹이며 노랗고 무거운 불꽃이 희고 가벼운 불꽃의 싹인 것과 같이, 세계는 보다 나은 세계의 싹이다.’ 라고 한 시인이며 철학자인 가스통 바슐라르의 글귀를 이야기 하였다.

 그가 처음 초등학교 때 시를 대한 것은 미당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였는데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것을 보고 ‘중학생이 되면 정말 시쓰기를 잘하는가 보다’ 라며 생각했다고 강의를 듣는 사람들을 웃음 짓게 하였다.

 그는 어려서 충청도 중원군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하였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무료로 다닐 수 있는 한전수도 공업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직장 생활에서 공업계통의 일은 성격에도 잘 맞지 않아 재미가 없고 무서웠다고 한다. 시인은 왕복 일곱 시간을 운전해 고등학교에서 네 시간 시강의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자신을 사랑할 줄도 아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지닌 재능이 있다고 한다. 그 재능을 미리 발견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결국에는 다시 돌고 돌아 자기 본연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꽃봇대를 꿈꾸며 함민복 시인께 늘 행복이 가득하길 바래본다.

 현재 ‘꿈꾸는 공동체를 위한 인문강좌’ 프로그램은 여수 2013평생학습 강좌 일환으로 4월 5일부터 6월 21일까지 매주 금요일 3시에 진행된다.  살짜기 틈을 내어 북카페 트립티에 들어서면 많은 책과 아메리카노 커피향에 저절로 마음이 풍족해지는 위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꽃봇대

               함민복


전등 밝히는 전깃줄은 땅속으로 묻고

저 전봇대와 전깃줄에

나팔꽃, 메꽃, 등꽃, 박꽃......올렸으면

꽃향기, 꽃집, 나비 날갯짓, 벌 소리

집집으로 이어지며 피어나는

꽃봇대, 꽃줄을 만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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