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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가 남기고 간 情

  • 기자명 이미애 기자 (minature@hanmail.net.)
  • 조회수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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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동창이 여수 엑스포에 가서 신세를 많이 졌다고 굴비 를 가져 왔단다” 궁금해 하시며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엑스포 기간 동안 사진과 글을 꾸며서 블로그와 카페에서 홍보활동을 해왔고, 때마침 아이를 데리고 방문한다는 동창의 댓글을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폐막 며칠을 앞두고 불쑥찾아오는 것이 예약이 안 되어 있을 것같아서 전화를 해 보았더니 국제관 몇 곳만 돌고 있다고 했다. 아쿠아리움은 서너 시간 뙤약볕에서 줄을 서야 하는 고충을 아는지라 남편과 내 예약시간을 양보해 주었더니 그것을 신세를 졌다며 고향친구가 내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멀리서 엑스포를 방문하는 지인들이 말하는 불만은 오랫동안 줄을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리 입장권을 나누어 주면 좋겠다며 공연 내용과는 상관없이 일본관의 예를 들곤 했다. 천막극장도 공연 한 시간 전부터 1000명에게 미리 입장권을 나누어 주었다.

우리는 4시 공연인 '샌디 매디컬'을보기 위해서 2시가 지나서야 불안해하며 줄에 합류했는데 근처까지 와서1000명의 수를 채우고 매진이라는 팻말을 세우더니 단호하게 관계자는 돌아가 버렸다.

함께 줄을 섰던 분들은 기다린 시간이 억울해서인지 6시‘ 난타’ 공연이라도 보겠다며 줄을 유지하며 3시간을 더 기다리겠다고 했다.

사실은 아무래도 표를 받지 못할 것 같아서 앞에서 부터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있는 가 눈을 크게 뜨고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속내를 읽히기라도 한듯 썬그라스를 벗을 수가 없었다.

난타는 이미 며칠 전에 보았지만 서 있었던 것이 아까워서 그냥 서 있을까 하는 무분별한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7월 중순, 엑스포홀에서 팝페라 가수다비드 도르와 임형주의 듀엣공연에서는 공연 두 시간 전에 만석이 되고 밖에나가지도 못하고 기다려야 했지만 4옥타브를 넘나드는 천상의 소리에 매료되어 지금도 그때의 황홀했던 기억은 즐거운 추억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문화공연이 일만 삼천 여회가 되는 문화 박람회라도고 할 수 있는 이번 엑스포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서너시간동안 기다리는 일에도 익숙해져갔고 그리고 오랜 기다림으로 만나게 되는 공연에 더 많은 갈채를 보내기도했다.

중소도시 여수시민인 우리는 이기간 동안 다양한 공연의 특혜를 누리며 조금 더 풍요로워지고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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