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9월 7일)이 24절기 중 15번 째 절기인 '백로'이다. 백로는 한자로 흰 백(白)에 이슬 로(露)다.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됐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것도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가을장마는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기상청은 아침저녁으로 서늘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고 절기상으로도 밤낮의 길이가 같아서 가을의 가운데로 불리는 추분 무렵에야 본격적으로 가을에 들어선다고 예보했다.
가을장마 속에서도 비가 잠깐 그치면 높고 맑은 하늘이 펼쳐져 지금이 천고마비의 계절임을 일깨워 준다.
가을이야말로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너른 들판에는 곡식들이 익어가고, 산자락에는 무성했던 푸름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이 연중 가장 쾌적한 걷기를 경험할 수 있는 때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유명한 산이나 산책로보다는 가까운 농촌 들녘을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수는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산책하기 좋은 코스가 널려있다.
농촌의 어느 길을 걷더라도 가을의 정취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조금만 짬을 내서 가벼운 신발과 작은 배낭 하나만 챙겨 들고 농촌들녘을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