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감자꽃이 피었다. 그런데 감자꽃의 향이 참 좋다.
텃밭의 하얀 감자꽃을 보니 권태웅의 시 ‘감자꽃’이 생각난다..
“자주 꽃 핀 건/ 자주감자/ 파 보나마나/ 자주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마나/ 하얀 감자/”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권태웅 님의 시 ‘감자꽃’의 전문이다. 식민지시대에 ‘감자꽃’의 자주색은 일제를, 흰색은 한민족을 상징했다. 또 감자꽃은 창씨개명을 해도 그 뿌리는 변치 않는다는 민족자주의식을 담았다는데 너무 짧아서 아직까지 외우고 있다.
예쁜 감자꽃은 한번 봤으니 이제는 꽃을 따줘야겠다. 그 이유는 다른 모든 작물과 비슷하겠지만, 뿌리에 있는 감자로 가야할 영양분의 일부를 꽃의 생장에 소모하기 때문에 감자꽃따기 (감자꽃따주기)를 해주어야 뿌리에 있는 감자가 더 잘 자라기 때문이다
보기에도 아까운 꽃 몽우리 째 싹둑 자르면서 땅 속 줄기에 양분을 가둬 감자가 통통하게 달리기를 빈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농훈도 있는데, 파종 후 한 번도 오지 않다가 못다 핀 꽃만 따버리고 가는 게으른 도시농부를 감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감자의 수확 시기는 보통 심은 후 100일이다. 이 감자들은 3월에 심었으니 6월 초에나 수확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