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기다려도 기다리지 않아도” 봄은 왔다.
봄의 향기를 느끼고 싶어서 진남시장으로 갔다. 지금 재래시장에서는 신선한 봄나물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색색의 봄나물을 구경하면서 파릇파릇한 식물들을 만지작거리는 주부들의 손길에도 금방 설렘이 묻어있다.
쑥국을 끓여 먹으려고 쑥을 사고 된장국을 끓여 먹으려고 냉이를 조금 샀다. 봄나물하면 어쩌면 대부분 사람들은 쑥과 냉이를 기억해낼지 모른다. 쑥이나 냉이는 만인의 사랑을 받을만한 독특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쑥국이나 냉잇국을 끓이면 한 끼 식탁용으로 이만한 것도 없다. 단백질 함량이 많고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며 비타민 A가 많아 특히 나른한 봄날에 춘곤증 예방에도 안성맞춤이다.
달래도 조금 샀다. 보기만 해도 파릇파릇 봄 분위기를 내고 입맛을 돋우는 달래는 뿌리에 마늘 종지처럼 둥근 열매가 달려있다. 달래는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고 한다.
어느새 손에는 검정 봉다리가 주렁주렁 달리고 호떡 몇 개를 더 사들고 집으로 간다.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온다는 재래시장은 계절의 흐름을 가늠해 준다. 좌판에 놓인 싱그런 농산물에서 흙을 일구는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이 배어 나온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재래시장을 찾아 별일 없어도 배회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