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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공원의 단풍이 꾸며주는 싱그러운 풍경
자산공원의 단풍이 꾸며주는 싱그러운 풍경
  • 방길자
  • 승인 2020.11.09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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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갑자기 추워지더니 강원도에 첫눈 소식도 들립니다.

화창한 가을 날씨를 보인 8일 여수 자산공원의 애기단풍들이 하나둘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산공원 단풍은 한반도의 마지막 아름다운 단풍으로 불리며 늦게 지고 오래가는 단풍으로 유명한데요. 높고 풍성한 나무들은 노랗고 붉게 물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파릇파릇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붉게 무르익고 있습니다.

자산공원 단풍은 지금도 예쁘지만 가장 빛나는 다음 주 일 것 같습니다. 단풍잎을 보니 문득 찰리 채플린의 말이 떠오릅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찰리 채플린은 말했습니다.

화려한 색의 이파리 하나를 주워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처투성이 입니다. 저 위에서 모여 있을 땐 그토록 찬란한 빛을 내는데 한 잎 한 잎 살펴보니 상처 없는 단풍잎이 없습니다.

단풍을 멀리서 보면 이렇게도 예쁘지만 이따금 부는 바람을 타고 떨어지는 이파리엔 하나같이 살아온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지난여름 태풍의 큰 상흔도 보이고 각각의 사연을 가진 작지만 많은 점이 된 흉터도 보입니다.

멀리서 볼 땐 상처 하나 없이 밝은 사람. 여럿이서 어울려 놀 땐 외로운 기색 없이 즐거워 보이지만, 세상에 상처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티 없는 단풍을 아직 못 만난 것처럼 저는 이런 사람을 아직 못 봤습니다. 있다 해도 저는 각자의 일상을 보내며 쌓인 흔적과 아픔을 안고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막 만난 것 같은 단풍인데 헤어질 날이 머지않은 듯 합니다.

 

다음 주면 자산공원의 단풍이 거의 다 질지도 모릅니다. 단풍은 내년에도 또 들겠지만 그래도 올해엔 마지막 단풍일 테니 상처 많은 단풍 구경 한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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