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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승수군의 충혼이 “꽃무릇”으로 피어나다

  • 기자명 조미숙 (mycho304@hanmail.net)
  • 조회수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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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사 꽃무릇 군락지

의승수군의 충혼이 “꽃무릇”으로 피어나다.

영취산 자락에 위치한 흥국사는 고려 명종 25년(1195년) 지눌 보조국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다.
흥국사라는 이름은 법화 사상(法華 思想)을 바탕으로 비보, 호국(裨補護國) 의 깊은 뜻을 갖고 있다. 비보란 글자 그대로 돕고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창건자 보조국사의 현몽(흥국사 사적기)에 “불법이 크게 일어날 도량이 될 것이니 절을 짓고 그 이름을 흥국사로 하라”고 하였으며, “이 절이 잘되면 나라가 잘되고 나라가 잘되면 이 절도 잘 될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국가와 절이 공동 운명체임을 강조하는 호국 사상을 엿볼 수 있다.
보조국사가 호국을 특히 강조한 것은 당시 고려조의 무신정권으로 인해 문란해진 기강과 잘못 흐르고 있는 세상에 새로운 좌표를 설정해 주지 못하고 있는 불교계를 향한 강한 불만과 관련돼 있다. 정혜결사(定慧結社)를 통해 승가와 사회가 가야할 길을 제시함으로써 국가가 바로 되고 불교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는 것을 염원하는 보조국사의 사상과 신앙으로 세워진 사찰이 흥국사이다.
흥국사가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이 관할하던 전라좌수영 의승수군의 본부였다는 것은 이러한 호국사상을 뒷받침한다.
당시 자운과 옥형 두 스님이 창설한 의승수군은 관군 못지않은 훈련과 지휘체계를 갖추고 왜군과 장렬히 싸웠다. 의승수군은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자 남해바다 전장으로 나가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을 도와 싸웠지만 살아서 돌아온 수군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항상 추석 무렵이면 영취산 주변의 붉은 꽃무릇 군락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그 숭고한 흥국사 의승수군의 충혼들이 영취산 자락에 자연 꽃무릇으로 피어났으리라.
그 긴 세월 거룩하고 숭고한 넋들이 고향에 두고온 부모형제와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며 상사화 꽃무릇으로 피어 난 것이다.


꽃무릇은 꽃이 져야 잎이 나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의 슬픈 의미도 지닌 꽃이다.
그래서 상사화 꽃무릇은 피어나지 못한 사랑과 한없는 그리움에 마음이 더욱 애달프다.
흥국사 꽃무릇을 볼 때면 의승수군의 숭고한 넋은 우리 마음에 길이 간직되어 되새겨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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