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한낮은 제법 무더움을 느끼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전형적인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다.
지난여름은 기록적인 긴 장마에 태풍까지 겹쳐 농작물의 작황이 썩 좋지 않다.
어려운 자연조건에서도 농부들의 보살핌을 받은 곡식과 과일이 성장하고 열매를 맺어 영글어가고 있다.
요즘 농촌의 들녘에 나가보면 온통 황금물결이다. 지난여름의 궂은 날씨에도 잘 자란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배부를 것 같은 황금벌판을 펼쳐놓은 것이다. 그동안 장마와 태풍으로 가슴 졸였던 농부들도 탱탱하게 영글어 가는 벼논을 바라보며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낄 것이다.
호명동 내동마을 초입의 돌담으로 둘러싸인 텃밭에서 가을 작물을 심기 위해 밭을 일구는 한 농부는 “그래도 다른 작물들은 그런대로 되었는데 고추밭이 병으로 실패를 했다”라고 입맛을 다셨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바라보이는 고추밭이 군데군데 누렇게 말라죽은 모습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요즘 시장에서 판매되는 사과며 배 등 과일들도 올해는 유난히 당도가 떨어지는 것은 것이 부족한 일조량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한때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당연시될 정도로 농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농업이 국민 총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몇 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앞두고 황금물결로 일렁이는 들녘을 바라보며 풍년을 바라보는 농부들이나 도시의 자녀들의 마음이 황금들녘처럼 풍족해질 것 같다. 모두가 어려운 코로나 시대 속에서 추석을 맞는 우리들 모두가 이 가을의 들녘처럼 풍요롭고 넉넉한 마음과 살림살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