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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되어가는 봉선화 손톱꽃물

  • 기자명 방길자 (cys2651@naver.com)
  • 조회수 1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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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밑에 핀 봉숭아를 보니 가곡 봉선화가 흥얼거려집니다.

울 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

봉선화는 울타리, 화단, 장독대 주변에 열을 지어 오색 꽃을 피우는 흔한 꽃입니다.

기나긴 장마 속에서도 여름 내내 꿋꿋하게 꽃을 피웠던 봉선화가 씨를 맺으면서 우리 곁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봉선화가 씨앗을 맺었으니 여름도 끝나가나 봅니다.

그런데 봉선화, 봉숭아 둘 중 어느 것이 표준말일까요?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봉선화(鳳仙花)는 한자어로 표준말이고, 봉숭아는 봉선화가 변화한 사투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순우리말인 봉숭아를 표준말로 정하자는 운동도 하고 있나 봅니다.

봉선화에 관한 애절한 전설 하나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날에 한 여자가 선녀로부터 봉황 한 마리를 받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아 봉선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봉선이는 타고난 거문고 연주 솜씨로 그 명성이 널리 알려져, 결국에는 임금님 앞에 서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궁궐로부터 집으로 돌아온 봉선이는 갑자기 병석에 눕게 되고 더 이상 임금님 앞에서 연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의 행차가 집 앞을 지나간다는 말을 들은 봉선이는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나 사력을 다해 거문고를 연주하였습니다.

이 소리를 알아보고 찾아간 임금님은 봉선이의 손으로부터 붉은 피가 맺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매우 애처롭게 여겨 무명천에 백반을 싸서 동여매 주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 뒤 봉선이는 결국 죽고 말았는데, 그 무덤에서 빨간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빨간 꽃으로 손톱을 물들이고, 봉선이의 넋이 화한 꽃이라고 봉선화라 하였답니다.

매니큐어가 많이 보급되지 않던 그 시절을 살았던 분들은 누구에게나 봉선화 추억이 있으실 겁니다. 요즘은 봉선화로 손톱이나 발톱에 물들이는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랜만에 옛 추억을 생각하며 손톱에 봉선화로 물들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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