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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만성리 해수욕장'의 새벽 풍경

  • 기자명 방길자 (cys2651@naver.com)
  • 조회수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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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가 엊그제(21)라 그런지 430분정도인데 벌써 동쪽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기상청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24일 여수지방의 아침날씨는 청명하기 그지없다.

전라선 옛 철길공원길을 따라 만성리 해변으로 달렸다. 오늘 아침 여수의 일출시간이 517분이라고 하는데 예정된 일출 시각이 지났다.

바다를 향해 서 있던 사람들 표정이 심상치 않다. 날은 환해졌는데 6시가 넘어가도 하늘은 붉은 여명만 가득하다. 실망한 표정으로 너도나도 해수욕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바닷가에는 이제 열 명쯤 남았다. 그때였다. 하늘이 조금 씩 열리면서 회색 구름 사이로 빼꼼히 내민 여명의 눈동자! 온전한 태양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끝까지 남아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그제야 미소 짓는다.

11일 이곳에서 일출을 보고 반 년 만에 다시 보는 일출이다. 그런데 일출의 위치가 달라졌다. 1월에는 오른편 지평선에서 태양이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보다 한참 왼편인 경남 남해도 부근에서 떠오르고 있다.

왜 그럴까? 태양은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진다는 사실은 잘못된 상식이다. 사실 지역에 따라 계절에 따라 해가 뜨고 지는 방향과 시간은 달라진다. 이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춘분과 추분에는 정동에서 해가 뜨지만 여름이면 북동쪽에서, 겨울이면 남동쪽에서 해가 뜬다. 그래서 같은 지역에서 보았을 때라도 계절에 따라 일출, 일몰 위치가 달라지는 이유다.

추분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으니 그때까지 태양은 조금씩 조금씩 오른쪽으로 이동해서 뜰 것이다.

오늘 내가 바다를 찾는 이유는 바다를 보기 위해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바다 자체가 가지는 아름다움, 그리고 만성리 해변의 여름 풍경이 궁금해서였다. 바다를 배경으로 뜨고 지는 해를 보기 위한 일출, 일몰을 구경하는 건 덤이었다.

여름 만성리 해변의 붉게 물든 하늘이 만들어낸 낭만적인 분위기가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열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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