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와 벚꽃엔딩을 보면서 봄이 끝났나 싶더니 손양원 목사 유적공원 꽃동산에는 이제부터가 진짜 봄인가 보다.
산철쭉과 영산홍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아직 봄이 가지 않았음을 온 세상에 알리고 있다.
따뜻한 날씨 탓에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철쭉이 만개해서 알록달록 장관이다.
벚꽃과 진달래의 뒤를 이어 철쭉의 시대를 열고 있는 봄!
핑크핑크한 연분홍 벚꽃의 아련한 추억을 지나 보다 강렬하고 색감 짙은 진홍빛 철쭉 융단 위에서 봄의 절정을 느낀다.
삼부자 묘 가는 길에 형형색색의 산철쭉과 영산홍이 봄의 푸른 녹음과 어울려 아름다운 스펙트럼을 선사하고 있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수만 그루의 화려한 꽃나무를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용서의 길을 걸어 삼부자의 묘로 가는 이 길을 걸을 때 마다 가슴 먹먹함을 느낀다. 한센인을 사랑했고, 아들을 죽인 원수를 용서하고 양아들로 삼았던 그분의 정신이 붉은 영산홍으로 피어난 것 같다.
손양원 목사 유적공원은 한센인을 돌보는데 헌신했던 故 손양원(1902∼1950) 목사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손양원 목사는 위대한 헌신으로 ‘사랑의 원자탄’으로 불리기도 했다.
역사탐방의 공간(애양원 성산교회, 애양원 역사박물관, 평안요양소), 방문객의 휴식공간, 추모예배의 공간(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 삼부자의 묘)으로 구성돼 있는 이곳은 호남의 대표 기독교 유적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