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만 되면 아파트 단지 화단을 온통 뒤덮으며 피는 꽃이 있다. 바로 민들레꽃이다. 이 녀석들은 번식력이 어찌나 강한지 해가 다르게 영역을 넓히면서, 화단 전체를 노랗게 물들인다.
민들레가 지천이다. 여기저기가 샛노랗다. 세상은 연둣빛 신록으로 물들고, 노란 민들레 꽃대는 마치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다.
민들레는 생명력이 강하여, 돌 틈이나 콘크리트, 아스팔트의 틈이나 담장은 말할 것도 없고, 홀씨가 앉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는 식물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삶의 귀감으로 여기고 있다.
노랗게 피는 민들레꽃들을 볼 때마다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또한 박완서의 단편 소설 ‘옥상 위의 민들레꽃’을 떠올리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현대인의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 주의에 대해 비판하고, 인간적 가치의 회복을 소망하고 있다.
뽑힘을 당할지언정 자리 잡은 곳에서 당당하게 꽃을 피우는 민들레!
그런데 이 샛노란 민들레는 모두 서양 민들레이다
우리 민들레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서양 민들레와 우리 민들레의 차이는 이렇다.
민들레는 두 겹의 꽃받침이 있다.
그중 바깥쪽 꽃받침이 아래로 내려와 있는 게 서양 민들레이고 바르게 서있는 것이 우리 민들레다.
박힌 돌이 굴러들어 온 돌에게 밀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옥상 위의 민들레’에서처럼 사람들은 언젠가 혼자 외로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 외로움이 생길 때 따뜻한 마음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