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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묻은 승복 한 벌이 주는 감동, 호국불교의 성지 '흥국사'

  • 기자명 방길자 (cys2651@naver.com)
  • 조회수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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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의 군락이 핏빛 열정으로 봉오리를 터뜨리면서 장관을 이루는 요즘이다.

천년고찰 흥국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건립된 사찰이다. '흥국(興國)'은 국가가 흥하면 절도 흥한다." 는 뜻이다.

흥국사는 고려시대인 1195년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사찰이다. 호남 의병, 승병 항쟁의 중심 역할을 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호국사찰이다. 임란 때 의승수군이 주둔하고 훈련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의승수군의 본부가 되어 700여명의 수병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흥국사에서 도솔암까지 소낙비가 아무리 많이 쏟아져도 비를 피하며 갈 수 있었다고 할 정도로 그만큼 곳곳에 암자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왜구들이 의승수군 본부인 흥국사를 불태우면서 무사하지 못했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맨몸으로 용감히 싸운 의승수군들의 희생이 숭고하게 느껴진다. 매년 4월 초순부터 한 달간 꽃무릇으로 그들의 영혼이 피어났다는 흥국사 꽃무릇의 유래 글을 읽었다.

흥국사 의승수군 유물전시관으로 들어가 봤다.

의승수군 유물전시관에는 피 묻은 승복 한 벌이 전시되어 눈에 띈다. 남루한 승복은 왼쪽 팔 상단이 베어져, 400년이 지난 지금도 붉은 피가 묻은 채로 남아 있다.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으로 나라를 구했던 여수의 선조들! 흥국사 의승수군 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어느 이름 없는 의승의 피 묻은 승복 한 벌이 내가 지금까지 박물관에서 보았던 어떤 문화재나 유물보다도 더 깊은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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