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암게의 살이 차고 가을에는 수게에 살이 차서, 봄은 암게가 제철이고 가을은 수게가 제철이라고 한다. 지금은 2월이니 암게도 수게도 제철은 아니지만, 꽃게는 사계절 먹을 수 있는 식재료이다. 이즈음에도 꽃게요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갑자기 꽃게가 먹고 싶다.
예전엔 꽃게가 먹고 싶으면 시장에서 꽃게를 사와 집에서 요리해 먹었다. 그러나 요즘은 꽃게 값이 비싸다보니 식당에서 먹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오늘은 제법 알려진 꽃게 요리 맛집을 찾았다.
이집에서 꽃게탕을 네 명이 먹기에는 '대(大)'크기(5만원)가 적당하다.
꽃게탕의 꽃게는 아마도 한 번 끓인 다음에 위에 채소를 올려서 상에 나온 것 같고, 그 위에 제법 큰 산 낙지 한 마리가 움직인다.
요즘 낙지가 매우 비싸서 사기가 망설여지는데, 꽃게탕에 큼직한 낙지가 들어 있어 흐뭇하다.
여수 꽃게탕은 된장을 살짝 풀어서 잡냄새를 없앤 깊은 맛이 특징이다. 된장이 비린내를 잡아준 덕분인지 아직 완전히 끓지 않았는데도 비린내가 느껴지지 않는다.
드디어 꽃게탕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더니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운 내가 점점 진하게 올라온다.
낙지가 신선해서 꽃게탕의 맛을 한 층 돋운다. 양념이 스며들어서 낙지 색깔이 주황빛으로 바뀌면 다리는 잘라서 먹고 머리는 더 익혀서 먹는다.
너무 달지 않고 칼칼한 맛에 꽃게 맛이 그대로 느껴지니 아~ 이 맛에 꽃게탕을 먹나 싶다.
꽃게 다리를 하나 잡아 딱딱한 껍질을 벗겨 내고 입에 넣으면, 살과 국물이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