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어야 제 맛이 드는 '바다의 우유' 굴이 제철을 맞았다.
예로부터 이름난 굴 생산지인 오천동 모사금마을 앞바다의 바위에 石花(석화)가 피었다.
석화란 자연산 굴을 지칭하는 말로, 바위에 꽃이 핀 모양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썰물이 되자 모사금마을 갯바위에는 석화 따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한 손에 작은 바구니를 들고, 다른 한 손엔 조세(굴 채취에 사용하는 도구)를 든 아낙들의 굴 채취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굴 채취에 능숙한 마을 주민들은 한 두 명이고 나머지는 죄다 관광객들이다.
이곳 오천동 모사금마을 사람들은 인심이 좋아서 그런지 관광객들이 굴을 따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관광객들의 굴 따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굴을 따서 즉석에서 굴찜으로 먹는 가족들도 보이고, 아예 소주잔을 들고 굴을 까서 안주 삼아 먹는 사람들도 보인다.
자연산 석화를 까서 입안에 넣으니 향긋한 굴 냄새가 입 안 가득 스민다.
갯바위에는 낚시꾼들 천지다.
가까이 다가가 아이스박스를 들여다보니 쏨뱅이와 볼락 몇 마리가 들어있다.
불그스름한 물고기가 쏨뱅인데, 가시에 독이 있어서 찔리면 따갑고 퉁퉁 부어오른다.
하지만 쏨뱅이는 살이 부드러워서 탕이나 구이로 먹으면 맛있다.
눈이 큰 검은 물고기는 볼락이다. 주로 겨울철에 잡히는 볼락은 여수 어디로 가나 많이 잡히는 흔한 어종이다.
한적했던 모사금마을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바다엔 가족단위 낚시꾼과 굴 따는 관광객들이 가득하고, 모래사장과 카페는 연인들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