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이 지난 5월 17일 늦은 7시 30분, 18일 늦은 5시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창작발레<호이 랑>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다. 국립발레단 단장 강수진 감독이 예술 감독을 맡고 2018 제12회 대구뮤지컬어워즈 심사위원상 작품상을 수상한 서재형이 연출을 담당했다.
대한제국 당시 언론인 장지연이 엮은 열전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여성‘부랑’의 실화를 발레 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한아름 작가가 대본을 쓰고, 창작발레<허난설헌-수경월화>를 안무한 강효형이 맡아 수석무용수 김리희, 김지영, 이재우, 솔리스트 정혜란, 정명재, 박예은 등과 함께 했다.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군대에 들어가 적군을 물리치는 ‘랑’은 효심 지극한 여성이다. 최후의 결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남성적이고 웅장한 춤을 발레로 표현해야 해서 무용수들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사냥개에 포위된 랑을 향해 화살을 쏘는데, 사슴이 나타나 랑 대신 활을 맞고 쓰러진다. 예전에 자신이 구해준 사슴이 은혜를 갚고 죽은 것을 보며 다시 한번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다시 맞서 싸워 이기고 두 사람은 혼례를 올린다. 한국적 소재에 서양 발레가 합쳐진 동화 책장을 넘기는 기분이다.
예울마루 측은 80인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정치용)를 위해 좌석을 확장해 생생한 라이브 음악을 듣고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