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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여수 교육장에게 환경 교육을 묻다.

  • 기자명 한선주 (dutnakst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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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와 여수시 기후보호해설사가 만난 김용대 여수교육장

‘ 책임을 묻지 않은 문화는 잘못된 문화이고 우리 사회 전반, 교육까지 병들게 했습니다.’

21일 오후 2, 여수시 전라남도 여수교육지원청을 찾은 시민기자와 기후보호해설사가 김용대 신임 여수교육장(이하 교육장)을 만났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환경교육에 대한 교육장의 소신과 계획을 들어보기 위한 자리였다.

여수고등학교가 내려다보이는 복도에서 잠시 머물다 정시에 교육장실에 들어갔다. 교육장의 방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말소리도 나직이 들렸다.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은 개방과 소통을 하려는 교육장의 의지였다.

잠시 후 훤칠한 키에 잘 닦인 구두, 깔끔한 정장의 교육장이 허리 굽혀 인사하며 반겨주었다.교육장은 받은 명함을 찻잔 옆에 나란히 놓고 얼굴과 이름을 익히며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

Q “안녕하세요? 저희는 여수시 기후보호 환경교육 강사들입니다.

우리 여수에 좋은 교육장님이 오셨다고 해서 교육장님의 교육관과 환경교육에 대한 생각이 듣고 싶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A “제가 31일 자로 여수 시민이 되었습니다. 여수는 자주 놀러 왔는데 이제 일하러 온거죠.

교육청 회의실에 함께 만드는 여수교육이란 슬로건이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와 우리들(교직자)의 제자와 여수 지역 시민의 여수 미래는 동일합니다. 아이가 여수 미래를 짊어졌으니 잘 키우려는 세 사람의 목적이 같고 우리는 동지입니다.

선생도 선비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면 열심히 하고,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와 후학을 양성하는 것이죠저는 전교조 활동을 해본 적 없고 평교육만 열심히 해왔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김용대 여수교육장이 책상에 놓인 텀블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김용대 여수교육장이 책상에 놓인 텀블러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Q 오래전부터 거리에서 아이들이 쓰레기를 그냥 흘려버리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쓰레기를 줍는 사람은 아파트 경비 아저씨나 노인일자리 관계자 분이죠. 2012년 여수박람회장에 서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허리 굽혀 줍는 외국인 관계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다들 지나치는데 말이죠. 몇 해가 지났지만 여전히 누구도 쓰레기를 줍지 않아요. 쓰레기는 더 많이 넘쳐나는데 말이죠. 학교에서는 어떻게 교육되고 있는 걸까요?

A  "환경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쓰레기 줍는 사람은 대부분 교장입니다. 내 학교란 생각에 쓰레기를 줍고 있지요. 학생들은 거의 안 주워요. 쓰레기통을 놓아둘 수는 있습니다.

제가 교육장으로 와서 고민되는게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학교를 만들 자신은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지원청이란 직접 개입할 수 없는 지원청입니다. 열심히 하지 않는 학교에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환경교육은 교육청이 어떻게 간여해야 할지 빨리 찾아보겠습니다."

‘ 선생님이 먼저 하고 학생이 나중에 한다.’

제가 교장으로 재직했던 백암중학교 원칙이 이렇습니다. 시골 학교인데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먼저 학교의 기본 개념을 생태, 자연, 환경을 꼽았고, 자율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텃밭을 만들고 다음으로 학생들이 참여했습니다. ‘백암 텃밭이야기입니다. 그 학교를 잘 경영하고 정착시켜서 교육장으로 발탁된 것 같습니다.

Q 공공기관이나 어딜 가도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사람 수 만큼 책상 위에 놔둡니다. 종이컵도 세트로요. 사람들은 생수를 다 마시거나 대부분 남기고 갑니다. 여기는 어떤가요? 교육장실 앞에 자동컵 세척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A "숫자가 적은 협의회 방문 때는 책상 앞에 물을 놔두고 접대 문화를 없애려 합니다. 물도 자원인데 말이죠. 아름다운 가게, 환경, 자원순화, 바다거북이 코에서 빨대가 나올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교육장은 20대 초반 읽었던 신동아에서 인상 깊었던 글을 전했다.

"그 책에는 한국 사회 부패 이유로 일제 잔재 청산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라고 쓰여 있었고, 그때 부터 책임지지 않은 문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한국 사회의 급속한 압축 성장 '폐허'지요."

저는 세 살 아이에게도 세 살에 맞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을 묻지 않은 문화는 잘못된 문화고 우리 사회 전반, 교육까지 병들게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연령대에 맞는 책임을 지게하고 약속을 지키게 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교육장은 위축된 교권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유치원에 안 가겠다는 아이의 학부모가 원장에게 CCTV를 보자고 요청하기도 한단다. 가르침을 받아드리는 것에 심각한 손상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균형감각이라고 말했다.

교육장의 대화는 내내 유쾌했고 교육 현장의 실제는 무겁게 느껴졌다질책이 아닌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교육의 중요성도 크게 느꼈다.

환경 강사이기도 한 필자 자신도, 환경 교육 현장에 나가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책임감도 느꼈다.

교육청 아래까지 배웅해준 교육장의 반듯한 모습이 참 교육이란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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