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만연하다. 주말 아침, 도원초 앞을 지나 무선산으로 가는 길목에는 매화꽃이 붐붐하다. 뿐만 아니라 언덕에는 봄까치꽃과 냉이 꽃이 지천이다. 쑥을 캐는 사람들도 보이고 감나무에 두엄을 나르는 농부의 손도 부지런하다.
산을 돌다보니 오리나무 숯꽃과 특히 생선 썩는 냄새 같은 사스레피의 꽃 냄새는 걷는 사람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한다.
역시 봄날 이맘 때쯤 제일 우리를 눈부시게 하는 꽃은 진달래꽃이다. 연분홍 진달레의 추억은 아직도 쟁쟁하다.
초등학교 시절 4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걸어서 다녔다. 그 때만 해도 통학 버스가 몇 대 없는 그런 시절이었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어서 학교에 가지 못할 때를 제외하면 늘 걸어서 다녔다. 바로 그 때 가방을 메고 친구들과 쏘다니며 진달래를 따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문득 집에 다다랐을 때 기름 냄새 풍기며 화전을 부쳐주던 엄마 생각도 난다.
지금은 미세먼지가 많아서 꽃을 맘껏 먹을 수도 없지만 그 때 생각이 나 한입 먹어 보았다. 상큼함이 콧끝으로 와서 잡힌다. 문득 바깥 바람이 쐬고 싶다면 가까운 무선산에 가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