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선 옛 철길공원 길을 걷다보니 나목(裸木)의 언덕이 가슴에 다가선다.
벌거벗고 앙상한 가지들이 모세혈관처럼 질서 있게 엉켜 까치집을 감싸고 있다.
횡 하게 뚫린 허공 속의 가지들이 맨몸으로 거센 바람을 견디고 있다.
그런데 나목에게 늦겨울 찬바람은 인고의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나목 들 가지마다 작은 잎이 숨어서 조심조심 피어난다.
회초리 같은 앙상한 가지 끝에 새씩을 틔우고 있다 ...
나목이 찬란한 봄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