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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꾸네, 굴 따러 가세!

  • 기자명 민대기 (yekmin@hanmail.net)
  • 조회수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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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달천 갯벌 영양 듬뿍한 자연산 굴 채취
- 매년 1월말 3물에서 7물 사이 마을 공동 굴 채취 작업

뻘 배에 채취한 자연산 굴을 가득 싣고 힘찬 발질을 하고 있는 송 모씨
뻘 배에 채취한 자연산 굴을 가득 싣고 힘찬 발질을 하고 있는 송 모씨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어려서부터 자장가로 많이 들어 본 노래이다. 아기 엄마는 굴을 따러 어디로 갔을까? 여수에 동요 속 굴을 따러 갔던 바닷가가 있다. 달천마을 갯벌이 그곳이다. 달천마을은 자연산 굴 채취 마을 공동 작업이 한창이다. 달천마을 갯벌에 몇 대의 경운기가 채취한 자연산 굴을 한 망 한 망 싣고 있다. 좀처럼 여수지역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달천갯벌에서 굴 채취 마을 공동작업 중인 경운기
달천갯벌에서 굴 채취 마을 공동작업 중인 경운기

달천마을에서 한 평생을 살고 계신 김득용(70세)씨는 “달천마을의 굴은 자연적으로 자라는 굴이지라. 달천마을 굴은 유생(벨리저 유생)이 밀물과 썰물을 따라 부유생활을 하다가 20일쯤 지나 갯벌 속에서 부착생활을 시작해서 굴들이 자란디요. 달천마을 굴은 항상 바닷물에 잠겨 있지 않고, 밀물 때만 바닷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햇빛에 드러나 자라는 속도가 느리지라. 그래서인지 크기가 쩍지라. 그래도 고소한 맛만큼은 최고 중의 최고여라”라 했다.

굴 채취작업 후 뻘을 씻고 있는 이 모씨
굴 채취작업 후 뻘을 씻고 있는 이 모씨

달천마을 갯벌의 자연산 굴 채취를 마치고 갯벌을 씻고 있던, 이 모(66세)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달천마을 마을잔칫날처럼 했는디, 지금은 사람이 없어라. 쬐금은 아쉽지라. 그래도 한 망에 1만원 정도에 파는디 시장에 가면 없어서 못판당께” 자신있게 말했다. 달천마을 갯벌에서 굴 채취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뻘 배에 한가득 굴과 꼬막 등을 싣고 힘차게 내딛는 발길질이 있다. 여자만 갯벌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모습이 달천마을의 인심이다.

달천마을 토박이신 김득용씨가 굴 채취 마을 공동작업중 잠시 휴식하고 있는 모습
달천마을 토박이신 김득용씨가 굴 채취 마을 공동작업중 잠시 휴식하고 있는 모습

겨울제철인 굴은 참굴을 말하며 굴 조개라고도 한다. 한자어로는 모려(牡蠣)·석화(石花) 등으로 표기한다. 굴이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는 오래되었고, 선사시대 조개더미에서도 많이 출토되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강원도를 제외한 조선 7도의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고, 『전어지』, 『자산어보』 등에는 형태에 관한 기록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굴은 바닷 속에서 가장 귀한 물건이며, 굴을 먹으면 향기롭고 유익하며, 피부를 아름답게 하며 안색을 좋게 한다」라 한다. 속담에도 ‘ ~ 굴 따는 집 애 얼굴 희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달천 갯벌에서 채취한 자연산 굴
달천 갯벌에서 채취한 자연산 굴

겨울제철인 굴에는 글리코겐, 비타민A와 B1, B2, C, 나이아신 등과 각종 무기염류인 아연, 구리, 철분, 마그네슘, 셀레늄, 요오드, 칼슘, 망간, 핵산, 타우린,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겨울철 면역력이 약한 아이부터 어른까지 보양음식이다. 굴은 겨울제철 음식이자 바다의 맛도 챙기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먹거리다.

굴을 구입할 때는 살은 패주가 또렷하게 서 있고, 둥그스럼 하고 통통하게 부풀어 있는 것이 싱싱한 굴이다. 굴을 소금물과 무즙으로 씻어 내면 싱싱한 겨울제철의 굴 향과 맛을 느낀다.

천혜의 자연조건이 만들어준 달천마을 갯벌의 자연산 굴은 여자만 갯벌 속에서 속살을 살짝 내보인 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라면 복산리 달천마을은 바다와 너른 갯벌을 보유하고 있다. 꼬막 채취와 어업을 병행하고 있는 마을이다.

달천갯벌에서 자연산 굴 채취 마을 공동작업 중인 모습
달천갯벌에서 자연산 굴 채취 마을 공동작업 중인 모습

 달천마을은 송강 정철의 둘째형인 청사 정소 선생이 이곳에 머무르며 오적어(오징어)를 잡으며 세월을 보낸 기록과 일화가 있는데, 송강 정철을 만나려 한양에 갔더니 친구들이 “바닷가에 얼마나 좋고 맛이 있는 것이 있어서 돌아 오지 않소?” 하니, 공이 말하기를 “나는 섬 안에 밭을 갈고 마늘을 심었소. 새줄기가 자라려 하면 오적어(오징어)가 스스로 와서 마늘 줄기에 걸리니 모두 잡아 구워 먹지요. 이런 까닭으로 돌아오는 것을 잊었소이다”라고 『승평지』나 『강남악부』에도 전해진다.

달천마을 갯벌과 달천교
달천마을 갯벌과 달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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