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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여자도 [ 汝自島 ]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 조회수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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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지수가 2배로 높은 사람들

섬 여자도의 매력은 헤어지고 난 후에 더욱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이토록 깊은 마음일지 몰랐다. 이런 마음은 섬의 아름다운 풍광만으론 되지 않는다.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과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져서 가능한 일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오월에나, 문득 태양의 뒷모습(일몰)이 그리울 때 재회를 꿈꾸는 섬이 되었다.

▲여자도 마을 골목길 벽화  ⓒ이기자

2019년 1월 19일 토요일 10시 50분 가깝고도 먼(그동안 마음의 거리) 여자도를 향해 출발한다. 이름이 예쁜 섬달천 교외길을 따라 겨울의 정취를 만끽한다. 메마른 계절을 달래는 갈대의 향연과 여자만 갯것을 수확하는 기쁨을 멀리서 바라본다. 지금은 폐허가 된 섬달천 방앗간의 분주했을, 옛 풍경를 상상하는 것으로도 마음이 풍요롭다.

▲섬달천에 있는 폐방앗간 ⓒ이기자

도시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11시 40분 섬달천 출발 여자호(배)에 몸을 실었다. 안개인 듯 미세먼지인 듯 묘하게 흐린 날이다. 그녀의 표현처럼 '하늘 아래, 바다 위에 떠있는 섬들의 모습이 몽환적이다.' 상상의 섬 이어도를 찾아가는 분위기랄까! 날씨의 자욱함이 섬달천에서 15분 거리라는 지척성에 오히려 신비감을 부여한다.

▲섬달천 출발 여자도로 가는 배에서 바라본 바다 ⓒ이기자

배 안에서 섬에 산다는 주민과 말을 섞었다. "여자도 살기 좋은 곳이에요?" "잘 모르겄소. 살긴 괜찮허요. 하룻밤 자고 갈라요? 그럴라면 펜션 소개할라고 그라요." 얼굴 가득 소박한 미소가 잇속(이득되는 일)이 없어 보인다.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의도다. 도착한 여자도의 첫인상은 안온하고 평안하다. 이미 배 안에서 마음이 누그러진 것이다.

▲여자도 도착 선착장 모습 ⓒ이기자

여자도는 뱃값만 들었다. 다시 생각해도 염치가 없다. 먹여 주고 싸서 주고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동행인의 지인이라는 사소한 이유로도 마음 씀에 정이 철철 넘친다. 삶은 고막과 낙지 탕탕이, 물메기탕은 여자도의 인심으로 정스럽게 기억될 것이다. 초면인데 담장 너머로 커피를 대접해 주는 훈훈함도 있다. 추운 계절에 찾은 여자도지만 마음은 더없이 따뜻하다.

▲여자도 마을길에서 만난 멀구슬나무 ⓒ이기자

섬 배열이 공중에서 보면 너 여자(汝)를 닮았고 육지와 거리가 멀다하여 모든 생활수단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자(自)를 써서 여자도(汝自島)라는 이름을 가졌다. 2개의 유인도와 5개의 무인도가 있다. 유인도 중 큰 섬은 대여자도 작은 섬은 송여자도라고 부른다. 2012년 5월에 두 섬을 잇는 560m 연도교를 준공했다. 거리상 쉽게 갈 수 있는 섬이지만 함부로 머물지 말기 바란다.

▲대여자도와 송여자도를 잇는 연도교 ⓒ이기자

여수에는 기억하기 쉽게 365개의 섬이 있다. 섬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누구나 아름다운 풍광을 찾아 섬을 여행하기 원한다. 살고 있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여자도에서 섬의 풍광만 누렸다면 어쩌면 스쳐 지나갈 섬이다. 잠깐의 머뭄이지만 섬 사람들과 섞여서 그들과 정을 나눴다. 시작되는 사랑이다. 앞으로 섬은 그렇게 즐기기로 했다. 속살을 보지 못하는 여행은 지양한다. 팩트는 그 섬에 다시 가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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