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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여수아카데미 리뷰 - 유현준 건축가] 어디서 살 것인가

  • 기자명 조은영 기자 (dmsehf2514@naver.com)
  • 조회수 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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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화목한 건축

"좋은 건축이란 우리를 화목하게 하는 건축이다"

사람 사는 곳에 당연히 갈등이 있는 법이다. 그가 건축가로서 제시한 해결방식은 공간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막혀있는 공간 속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트인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과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담장을 허물고 벤치를 만들고, 공원을 늘리고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공간구조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의 견해를 키워드로 정리하였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과 문화에 대한 키워드 자연이 필요해! - 공원

지난 20년 사이 1인가구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했다. 주거공간의 면적은 좁아졌기에 누군가를 초대하기 여의치 않다. 부족한 공간을 커피숍이 채워주고 있다. 돈을 주고 장소를 빌리는 것이다. 노래방, 찜질방, pc방 등 각종 방들도 같은 역할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집에 산다는 뉴요커들은 어떨까. 서울과 달리 이들의 삶이 빡빡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센트럴파크나 브라이언트파크 등 각종 공원이 촘촘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도시에 공원이 부족하다고 얘기들 하지만 녹지비율로 따지자면 그렇지 않다. 녹지들이 경사져 있어 앉아서 쉴 수 없다. 뉴욕공원들은 평지라 눕고 앉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1km 당 하나씩 있어 평균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다른 공원으로 연결된다. 서울의 주요공운 분포는 평균 4km로이고 보행자 평균 이동 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 가까운 거리, 짧은 시간에 갈 수 있는 공원이 없다. 자연이 사라진 삶이다. 고시원이 답답해 나왔는데 나가서도 답답하다면 행복하지 않다. 공원은 사이즈 보다 분포가 중요하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과 문화에 대한 키워드 광장처럼 사용해볼까? - 운동장

서구의 경우 19세기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시민들의 도시환경개선 요구가 커졌다. 그로 인해 도시에 크고 작은 공원이 생겼다 .

우리의 경우 급속한 도시화로 그러지 못했다. 그럴만한 공간도 없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학교운동장이다. 항공사진을 보면 고르게 분포되어있다. 과거 학교의 담장 허물기 운동이 있었으나 유괴사건이 있은 뒤로 폐쇄되었다.

유럽 광장의 경우 주변을 빙 둘러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다. 가게의 손님과 불빛이 감시 역할을 한다. 누군가의 눈길이 있기에 안전하다. 운동장도 이처럼 문방구와 카페 등 가게들이 빙 둘러있으면 광장처럼 사용할 수 있다. 누군가 바라보면 나쁜 행동을 할 수 없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과 문화에 대한 키워드 난 걷고 싶어! - 거리

요즘 핫플레이스는 길과 거리다. 걷고 싶은 거리로 꼽는 홍대, 명동, 가로수 길 등은 가게입구 숫자와 관계있다. 100m당 가게입구를 30개 이상 만나야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변화자체가 많다는 것이다. tv채널로 보자면 2.5초당 한 번씩 채널이 바뀌는 것이다.

이런 거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복합 상가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주변 몇km가 담장으로 에워싸인다. 유일한 출입구가 주차장이다. 결국 교통량만 늘어날 뿐 걷는 사람은 없어진다. 걸어 다녀야 소통과 융화가 된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과 문화에 대한 키워드 제일 좋은 집에 살고 싶다 - 학교

대한민국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다수가 큰 조직의 일부가 되었을 때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전체주의자이다. 건축적으로 봤을 때 전체주의자로 만드는 주범이 있다. 학교건축이다.

근대화를 만든 시스템은 전화기, 자동차, 비행기, 학교다. 지난 백년간 원래모습 알 수 없을 정도로 다 바뀌었으나 학교는 그대로다. 아이들은 마당 대신 거실에서, 골목 대신 복도에서 논다. 이동조차 차로 움직이다. 24시간을 거의 실내에서 머문다.

학생 수 감소로 지금의 아이들은 1인당 사용하는 면적이 7배가 늘었다. 풍요로워진 듯 보이나 학교건물은 고층화 되고 있다. 교도소와 더불어 담장에 둘러싸인 대표적 시설물이다. 수감상태와 다를 바 없다. 12년 동안 획일화된 공간에서 지내온 아이들에게 너만의 길을 가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교실의 천정고를 높이고, 저층화를 통해 외부공간에 빠르게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성향을 지닌 학생들을 위한 공간다양화가 필요하다. 천정고가 높을수록 창의력이 높아진다. 저층에 사는 사람이 고층에 사는 사람보다 친구가 3배가 많다 연구결과가 그렇다.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건물로, 몇 발자국만 움직여도 다양하게 변하는 모습의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2016년 재경부에서 발표한 공공건축물 평당 공사비 그래프에서 최저가가 학교다 모든 국민의 집을 좋게 지을 수 없다. 그러나 국립학교는 가능하다. 회장님 댁처럼 최고 수준으로 지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국민이 재학12년 동안 제일 좋은 집에 살게 된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인격형성기에. 그것보다 세금을 잘 쓰는 일은 없다. 공간구조가 갈등을 높일 수도 줄일 수도 있다. 공간구조를 바꿔야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세금으로 지어지는 건물이니 여러분은 다 건축주이다. 어떻게 지어지는지 관심을 가져라. 어떠한 공간구조가 우리를 화목하게 하는지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 문제는 회복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수시청 홈페이지 사진제공
△여수시청 홈페이지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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