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마다 각종 축제를 많이 합니다. 축제 이름 앞에 동물을 붙여 OO축제로 부르는데, 마치 그 동물이 축제의 주인공처럼 보여요.
나비 축제, 산천어 축제 등등......축제 중 84%가 동물이 고통받고 가해를 당해 결국 죽거나 잡히거나 먹는 것으로 끝납니다.
숲 체험을 할 때 나무를 느끼지 도끼로 찍어내는 프로그램은 하지 않죠.”
TV 방송에 나온 생명다양성재단 김산하 사무국장의 열변이 충격적이다. 그의 말을 머릿속에 되뇌던 중, 대한민국 범선축제 마지막 날이 떠올랐다.
지난달 27일부터 9월 1일까지 여수 신항 일대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범선축제는 2018 동방경제포럼 한·러 경축행사의 부대행사였다.
이 축제는 2007년부터 시작해 2년마다 여수항 일대에서 열렸는데, 우리나라는 여수의 코리아나 (선장 정채호) 범선이 유일하다.
축제 기간에 국가별 퍼레이드와 범선 돛을 올리거나 입장권을 가지고 범선에 승선해 구경할 수 있는 행사도 함께 했다.
러시아 국적의 나제즈다호, 인도네시아 국적의 비마스시호 등 영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커다란 범선이었다.
물 위에 떠 있는 그림 같은 범선에 승선하려고 5천원짜리 티켓을 들고 헐레벌떡 뛰어온 여성 관람객. 12시에 마감했다는 말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한 남성이 필자에게 말을 건넨다.
‘이 축제를 잘 살렸다면 티켓 가격을 만 원 이상 아니 더 비싸게 팔 수 있었을 텐데.....’
자신은 여수 요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익산에서 온 안두옥이라고 소개했다.
문체부 스포츠 전문 지도사 요트 1급 자격증도 가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축제 대부분이 퍼주기식 축제인 데 반해, 네덜란드 꽃 축제가 왜 세계적인 축제이고, 전 세계 사람들이 줄지어 찾아가는지 벤치마킹해 보세요.
전 세계적으로 요트 인구가 수억인데 여수시는 소호요트장을 잘 활용해보세요.
축제는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수익이 창출되어 지역 주민이 잘 살아야 합니다.“
언제든 기회가 오면 꼭 잡고 역사에 남는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어 달라는 애정 어린 말에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