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저녁을 먹고 남편과 오랜만에 종포 해양공원으로 데이트를 갔다.
토요일이라 낭만 버스킹도 볼겸 밤바다 구경도 하고 싶어 집을 나섰다.
콧바람이 쐬고 싶을 때마다 가끔 가는 곳이 하멜공원이다.
밤바다와 아름다운 야경도 보고, 빨간불 파란불을 반짝이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케이블카를 보면 기분전환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그곳에 주차를 하기위해 들어갔지만 수많은 차들로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포기를 하고 집에 돌아가려고 차를 돌려 나오는데 운 좋게 자리가 나와 얼른 주차를 하고 해양공원을 산책했다.
갖가지 음식을 파는 낭만포차에는 맛난 것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참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여수의 경기를 활발하게 해준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얼마 전 여수밤바다 낭만포차 존치, 폐지 이전 여부 여론조사가 있었다.
교통체증, 소음, 쓰레기 문제 등으로 이전 혹은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
필자는 소호동 주민으로서 우리 동네가 활성화되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소호동 이전에 한표를 던졌지만, 오늘 확실히 깨달았다.
옮기면 안 되겠다는 것을 여수에서 함축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여기 아니고선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광객이 좋아하고 또 다시 여수에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 것 같은 장소인 것 같다.
한참을 걸어 아치가 있는 곳에서는 “워킹애프터유” 라는 여성 밴드 그룹의 버스킹으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관광객의 열기로 가득했다.
또 한참을 걸어가니 현란한 불꽃으로 발길을 붙잡는 매직쇼가 한창이었다.
“깨비매직 최유민”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결코 능숙하지는 않아 그렇다고 발길을 돌리게 하지 않는 유머와 위트로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29살 때까지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다가 결핵에 걸려 휴직기가 길어져 직장을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사는 삶을 택하기 위해 이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길거리 쇼가 끝나면 어김없이 기부금을 원한다.
솔직히 여태 컷 마음에서 우러나 기부금을 준 기억이 별로 없다.
하지만 깨비매직 최유민이란 청년은 필자와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얻어내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관광객이 또 찾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여수에 산다는 자부심이 더 없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