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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 조회수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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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다시 읽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
모모는 방랑자 모모는 외로운 그림자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듯이 날개짓하며
날아가는 니스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

우~ 우우우 우우 우우우 ~~~ ♬♩♪

386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김만준의 노래 ‘모모’라는 곡이다. 그는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영감을 받아서 이 곡을 작사했다고 한다. 소설을 읽고 나서 노래를 듣게 되면 100% 공감할 수 있다. 신영복이 쓴 ‘담론’에서 언급한 이 책을 오래전에 읽었다. 벚꽃잎이 꽃비로 내리는 날, 대학 도서관 창가에 앉아서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다시 펼친다.

‘담론'에서 신영복은 이렇게 표현했다.
<자기 앞의 생>에서 모모가 하밀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살 수 있지, 슬프지만.”
하밀 할아버지의 대답은 정답이 못 됩니다.
살 수 있다면 결코 슬프지 않습니다. 생각하면 우리가 생명을 저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기쁨만이 아닙니다. 슬픔도 사랑의 일부입니다. 마치 우리의 삶이 그런 것처럼... 여기에 공감했다.

이 책은 특별한 사연이 있는 소설이다. 저자 로맹가리가 본명을 숨기고 5촌 조카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책이다. 그는 에밀 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네 권의 소설을 발표한다. 세상에 내놓은 책들을 통해서 결정지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은 염원일 수 있다. 오염되지 않은 세상의 눈으로 자신을 재평가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이름이 아니라 순수하게 작품으로. 그는 세상에 당당하게 섰고, 원했던 것처럼 작품으로 다시 인정받았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로맹가리가 에밀 아자르가 되었고 다시 원래의 로맹가리로 돌아온다. 유서가 된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자신의 이름을 사랑하게 된 로맹가리, 자기 앞의 생을 사랑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에밀 아자르라는 다른 이름으로 살아간 게 아니었을까!

모모가 묻는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을까요?”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이 들기 전에 한 말은,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단다.”

고로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이기자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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