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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보이는 것들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이기자 기자
  • 승인 2017.09.28 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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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2017 여수 국제아트페스티벌 즐기기
△트릭아트를 즐기는 유아 관람자들(D3관) Ⓒ이기자

 

△순천에서 온 세 모녀의 전시관 나들이(D3관) Ⓒ이기자

 

페스티벌 7일 차, 한 점 한 점 400작품과 모두 눈 맞춤했다. 첫 눈에 반한 작품이 있다. 볼수록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 있다. 가볍게 스쳤다가 다시 보니 새롭게 다가오는 작품도 있다. 작품들이 각각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교만과 거만을 떨쳐버리고 하심(下心)의 의미를 되새기는 예법 ‘오체투지’이다.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하는 인사법으로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에게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행위이다. 나를 낮추는 것이 곧 상대방을 높이는 것이니 ‘겸손’의 미덕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오체투지-무아’ 남 준 (D3관 전시 작품) Ⓒ이기자

 

처음에는 이 그림을 놓쳤다. 다시 돌아와 찬찬히 감상하다 눈에 든 작품이다. 푸른 파스텔 색조가 튀지 않아 지나쳤나보다.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를 보노라니 마음이 잔잔하다. 서정적인 작품이다. 비슷한 색조를 썼는데 양면의 변화를 둔 것이 단조롭지 않고 신선하다. 행복은 찰나인 듯, 달콤해서 늘 ‘순간’처럼 떠오르는 걸까!

△‘순간’ 김정아 (D3관 전시 작품) Ⓒ이기자

 

속절없이 세월이 흐른다. 세월을 따라 영민한 감각이 조금씩 무디어지기 마련이다. 최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곧은 글을 쓰다니 놀랍다. 획이 곧고 한 자 한 자 떨림이 없다. “예술의 최고 경지는 '서예'라고 생각합니다.” 문득 한 예술가의 표현이 생각난다.

△'시편24편’ 임경순 (D4관 전시 작품) Ⓒ이기자

 

순수함에도 카리스마가 있다면, 그렇게 부를 만하다. 강렬한 레드의 동백과 대조적으로 순백의 동백꽃이 고고한 빛을 자아낸다. 단아하고 우아하게 백동백의 자태를 살리고 있다. 잎의 표현이 참 좋다. “White Camellia는 동백꽃 중에서 결코 흔하지 않은 꽃으로 내면의 향기를 조용히 품어내는 격조 있는 꽃이다. 난 요즘 이 꽃의 아름다움에 매일 매일 취해 있다.”

△‘Camellia’ 강종열 (D2관 전시 작품) Ⓒ이기자

 

나무의 질감이 생생해서 극사실주의 작품인가! 다가가서 찬찬히 보니 실제 나무를 이용했다. 찻잔의 표현이 실감난다.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자신의 생각과 영감을 표현하는 방법이 이렇게 다양하다. 작가는 재현한 물건과 실재의 물건을 한 공간에 둠으로써 보는 것과 느끼는 것의 또 다른 해석을 유도하고, 우리의 고정된 생각의 틀을 자극하고 있다.

△‘Difference 1604’ 김남용 (D2관 전시 작품) Ⓒ이기자

 

작가가 궁금하다. 폭발할 것 같은 열정의 소유자, 이토록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작가는 누굴까! 그림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작품을 감상할 때 처음에는 그림만 본다. 그리고 작가 노트를 참고한다. 누구의 작품인지는 맨 나중의 일이다. 그러나 이 작품처럼 작가가 먼저 궁금해지는 작품이 있다.

△‘신성한 딜레마’ 한희정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국화 한 다발, 갈대꽃 한 줌 꽂아두고 볼 일이다. 철화분청꽃병에 깊어가는 가을을 담고 싶다. 살이 오른 물고기가 풍성한 계절감을 더한다. 이대로 두어도 그 자체로 좋다. 질박한 백색이 소박함을 부른다.

△‘철화분청꽃병“ 심경보 (엑스포아트G 전시 작품) Ⓒ이기자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나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살아남은 자의 슬픔' 베르톨트 브레히트

△‘존재’ 주동진 (엑스포아트G 전시 작품) Ⓒ이기자

 

캔버스 가득 색깔을 과감하게 썼다. 8세 최연소 어린이의 그림이다. 특별히 초대한 영재 발굴단 출신, 어린 화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화실 주변의 공원과 공장이 있는 인상을 그린 그림이다. 앞으로 꿈을 키워갈 어린 화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놀이공원과 공장’ 김세민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스쳐 지나가는 것은 만남이 아니다. 눈 맞춤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만남이다. 남은 열아홉 날, 보고 또 보고 작품에 대한 모든 예의를 갖추리라.

 

제7회 '2017 여수 국제아트페스티벌'

* 전시 기간 :  2017. 09. 15 ~ 10. 15

* 전시 장소 :  여수 세계박람회장 D1~D5관, 엑스포아트G

* 관람 시간 :  매일 10:00 ~ 18:00

* 참여 작가 :  400명(국내 353명, 국외 4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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