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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부르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웃음을 부르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 이기자 기자
  • 승인 2017.09.20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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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여수 국제아트페스티벌 첫 번째 이야기

홧김에 집을 나왔으나 갈 곳이 없다. 함부로 나와선 안 되는 곳이 집이다. 눈물이 그렁그렁, 서러운 마음에 금방이라도 주르르~~~. '흘리면 지는 거다' 입술을 꽉 앙다문다. 곁에서 토닥토닥, 손수건 한 장 쥐어주고 싶다.

▲ '가출' 김이란(D4관 전시 작품) ⓒ이기자

 

절대 공감이다. 낯선 이방인으로 우리는 지구의 삶을 살고 있다. 언젠가 모두 이곳을 떠나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곳을 향해 콧노래를 부르고 스카프를 휘날리며 떠나고픈 것이다. 가방을 잃어버릴 염려는 제로, 설렘과 호기심을 부른다. 보는 순간, 떠나고 싶어진다. 알록달록 화려한 캐리어가 이렇게 철학적일 수가...

▲ '인생은 에뜨랑제' 유상국 (D4관 전시 작품) ⓒ이기자

 

물끄러미 바라보니 마음이 느껴지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통 하였구나! 나무토막 같은 사람보다 오히려 나무토막인 너와 말을 섞는다. 마음을 나누라.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거라고? 그건 아니지...

▲ '불완전한 존재' 이찬효 (D4관 전시 작품) ⓒ이기자

 

내 인생의 인디언서머, 늙은 아낙네의 여름이다. 살아온 삶이 고단했을지 모르나 '당당함'이 있다. 농부로, 아내로, 며느리로, 어머니로 숨차게 달려온 내 인생. '늙음'이 서글프고 덧없다! 하지만 여성성마저 외모를 따라 늙진 않는다. 나도 한 때는 알아주던 미모, 립스틱 곱게 바르고 선글라스 장착, 일생의 멋 한 번 제대로 부려본다.

▲ '87, 내 나이가 어때서?' 원덕식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한옥의 지붕 선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자세히 보니 더 아름답다. 가까이 보니 한 땀 한 땀 정성을 기울였다. 조각보를 만들 듯이 작은 천을 일일이 기워 매시라운 솜씨를 발휘했다. 집집마다 매화가 만개하니 행복하다. '집과 꽃에 깃든 소망' 한 올 한 올 이런 정성이라면 이루지 못할 일이 뭐가 있을까!

▲ '가화 - 집과 꽃에 깃든 소망' 제미영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현대인들의 고단한 삶의 파편들, 인간 속에 꿈틀거리는 생에 대한 불안과 불신, 승진을 꿈꾸며 매달려 살아가는 이 시대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끝까지 오래 매달리면 게임에선 이긴다. 이기면 성공, 행복이 과연 이 손에 쥐어질까!

▲ '현대인의 삶' 손희숙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사람의 뒷모습은 진실하다? 사람들은 생의 빈틈을 잘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앞모습은 뒷모습에 비해 대체로 잘 관리되는 편이다. 그러나 때로는 뒷모습이 더 절실하고 소중한 생의 가치를 보여줄 때가 있다. 그렇다. 지금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 '감춤' 김정하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작은 Shop 안에서 이뤄지는 풍경을 담다. 통유리의 표현이 좋아서 발길이 멈춰지는 그림이다. "엄마, 아빠 올 시간이야" 아빠는 모녀의 쇼핑 방해꾼일까! 누군가를 의식하며 서두르는 모녀의 모습을, 우리는 창을 통해 엿보고 있다. 현대인의 삶의 패턴을 보여준다.

▲ '엿보기'- 엄마, 아빠 올 시간이야' , 유창숙 (D4관 전시 작품) ⓒ이기자

 

'카리스마 쩐다' 현세의 표현처럼 그런 작품이다. 몸통이 생략된 인간의 사지만으로 구성했다. 능동적 행위를 나타내는 팔과 다리는 인간의 주체적 의지를 강조한다. 차갑고 무거운 현실세계를 상징하는 돌과 그 돌들을 쌓아 이상을 꿈꾸는 인간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왜 작품에서 열반에 드신 법정스님이 생각날까!

▲ '백야' 이호철 (D4관 전시 작품) ⓒ이기자

 

들러서 커피 한 잔 하고픈 곳인데... 작가는 전혀 다른 의도를 표현한다. 'CCTV 영상, 차량용 블랙박스, 감시 카메라... 우리는 속박과 감시의 그늘 안에 위치한다. 영상을 통하여 오히려 우리는 도시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양방향 감시를 '소통'이라 표현한다. 억압과 관계, 감시와 소통은 하나가 되고, 그 끝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한다'라고 작가는 노트했다.

▲ '모니터 - 부활' 구상희 (D1관 전시 작품) ⓒ이기자

 

산책을 하듯 찬찬히 감상하다보면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작품들이 있다.

 

제7회 '2017 여수 국제아트페스티벌'

* 전시기간 : 2017. 9. 15. ~ 10. 15.

* 전시장소 : 여수세계박람회장 D1 ~ D5관, 엑스포아트갤러리

* 참여작가 : 400명(국내 353, 국외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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