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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을! 거꾸로 사는 청춘들이 있으니

  • 기자명 여수244 (yacht8457@hanmail.net)
  • 조회수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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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팔십 줄

 

9월! 백로,

밤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차속에서 흘러나오는 멘트와 노래가 시원하니 참 좋다.

햇살은 간데없고 빗줄기가 한참동안 쏟아졌다.

석창을 지나 묘도에 있는 창촌 마을에 간다.

작년부터 여수시 교육지원과에서 지원해 한글교실을 운영한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여름방학을 하였다.

오늘 개학하여 첫 수업이 있는 날, 열 명의 어르신들이 상을 펴 놓고 선생님을 기다린다.

팔각정! 느티나무 쉼터 일명 경로당이다.

창문 밖으로 바다가 보이고 여수 산단이 보인다.

와우~ 함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난다.

어르신들은 선생님을 정말로 기다렸다고 어서 오라고 환영해 주신다.

이제 제법 글씨도 읽고 또박또박 받아쓰기도 한다.

어데 가서 처음 공부하는 학생이라고는 하지 말자. 이제는 버스타고 여수 시내 어디든지 갈수 있다고 한다.

칠순 중반에 이른 어르신들의 두런두런 얘기가 서로서로 잘 한다고 칭찬을 한다.

 한동안 허리를 다쳐서도 옆으로 누워서도 공부하던 어르신이 빙긋이 앉아있다.

공부를 하니 신이 나고 더러 좋아서 잠도 설쳤다고 하신다.

참 대단하시다. 배움의 열정이 끝없이 묻어나는 어른 학생들게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아래의 시 "내 나이 팔십줄" 은  곧 팔순을 맞이하는 전순자 학생의 시이다.

무덥고 나른했던 여름이었다면, 이제 가을, 거꾸로 사는 젊은 청춘들이 있으니 우리 모두 힘내서 파이팅 합시다.  

 

내 나이 팔십 줄  /  전순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이것이 그렇게 되지 않네요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딴생각만 나니

속이 너무 답답하네요

그렇지만 열심히 해야지

선생님이 우리 노인들

가르치느라고 고생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음은 하고 싶어도

몸이 따라주지를 않네요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시도 읽고 노래도 불러서 재미 있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 못한 것이 너무 후회스럽네요

공부도 때가 있는 법이지요

이제는 팔십 줄에 앉아

너무 쉬운 일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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