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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에 흔들렸나요? 별들도 숨었다

  • 기자명 여우비 (dutnakstp@hanmail.net)
  • 조회수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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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여수불꽃축제 이야기

요즘 여수 시민 SNS는 저마다 멋진 불꽃 사진 한 장씩을 담았다.

12‘2017 여수불꽃축제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화려하다 못해 숨 막히게 아름다운 불꽃의 극치를 두고두고 볼 심산이다.

우리나라 대표 불꽃 축제는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다. 다른 지역도 그렇지만 여수도 조금씩 명함을 내밀고 있다. 그나저나 11일부터 12일까지 치러진 올해 불꽃 축제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첫날 11일은 하늘이 잔뜩 먹구름을 내려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불꽃 쇼 1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기겁했다. 

▲11일 불꽃축제 시작전 갑작스런 소나기에 천막안에 모인 사람들.  천막 안으로 세차게 들이치는 소나기를  막아내고 있다.

 

개막식 무대가 마련된 이순신 광장, 미리 자리 잡고 있던 관중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소나기 기세에 놀라 이리저리 흩어졌다. 이날 봉사자였던 필자도 함께 뛰었다. 출연자 대기실 천막 안은 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로 빽빽했다. 모두 서 있는데 찬찬히 세어보니 60여 명은 족히 되었다.

행사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 천막은 세찬 빗살에 천막 커튼이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둘레에 서 있던 몇 분이 팔을 뻗어 천막 커튼을 막고 서있다. 우산이나 지팡이를 지지대로 막고 있는 분도 있었다. 금방 그칠 줄 알았던 소나기는 족히 30여 분을 넘겨서야 그쳤다. 그 시간 동안 천막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

비에 흠뻑 젖은 아이가 뛰어 들어오고, 아이 엄마가 뒤쫓아 오고, 조금씩 더 자리가 비좁아져 몸을 곳곳이 세워야 했다. 청소년과 20대는 즐겁게 셀카 찍기를 하고, 멀리서 가족을 데려온 가장은 비가 언제 그칠지 일기예보와 여수불꽃축제사이트 공지를 살피느라 바쁘다. 그때 연세 지긋하신 분이 이야기를 꺼내신다.

이 정도 비는 아무것도 아냐. 내가 사는 강릉은 눈이 얼마나 많이 오는데....”

 곧 비가 그치고 불꽃축제 할 거야

여수불꽃축제 보러 20여 명이 단체로 버스 타고 오셨단다. 오후 9시 가까이 비는 그쳤지만, 축제는 취소됐다.

근처 숙박시설 좀 알려주세요

익산, 남원, 순천, 부산, 경기도..... 여러 지역에서 오신 분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숙박 예정이 없어 곧바로 떠나야 하는 타지역 분들에게 왜 그리 미안한지..... 하지만 크게 불만을 토로하는 분은 없었다.

밤은 깊었고 무대는 썰렁했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관객들 비옷 사다 주는라 제복이 흠뻑 젖은 봉사자가 이야기 한다.

세상에나. 천 원짜리 비옷을 더 비싸게 팔더라고요.” 

▲여수 밤하늘을 붉게 물들인 불꽃. 마침 크루즈가 지나가고 있다.

 

12, 불꽃 관람명소는 아니지만 한적하고 관람하기 좋은 곳에서 즐겼다. 하지만 이 장소에 오기까지 여러 곳을 거쳤다. 전망 좋은 식당은 자기 식당 손님 아니면 마당을 밟지 말라고 했고, 아메리카노 한 잔에 6천 원인 카페는 벌써 만원이었다. 비좁은 주차장에선 기분 상한 차주끼리 욕설이 오갔다.

작년과 달리 음악이 함께 한 멀티미디어 불꽃쇼. 바로 앞에서 봤다면 천국을 구경한 기분이었을까? 사람들 탄성이 멀리까지 들렸다.

▲12일 불꽃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관람객들

 

이번 축제에 무려 3만 발의 불꽃이 여수 밤하늘을 수놓았고 20여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사진이 그 화려함을 증거로 남기고 감동한 사람은 내년에도 또 여수를 찾게 된다.

축제는 지방으로 내려오면 말이 많다. 숙박, 교통체증......여수도 다른 지방처럼 비난을 피하긴 어렵다. 하지만 비에 젖은 사람에게 수건을 건네고, 비가 들이치는 천막 커튼을 막아주고, 외지 분에게 친절한 안내를 해준 시민이 있다면 여수 불꽃 축제 위상도 크게 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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