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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다' 그림을 향한 열정으로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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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 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가다

△야외 조형물 아니쉬 카푸어 '큰나무와 눈'

 

이른 5시 KTX를 타면 서울에서 알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2017. 06. 02(금) 여수를 출발한 도슨트(미술작품전문해설사 9명)들은 서울역에서 아침을 먹고 일정을 시작한다. 도착한 서울의 초여름 아침 기온이 싸늘하다. 하늘은 마치 가을 하늘과 닮아 있다. 높고 푸르다.

10시 30분 전문 도슨트의 해설과 함께 '리움 미술관'에서 작품 감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처음 가보는 곳에 대한 호기심과 내놓으라 하는 미술관이어서 기대감이 사실 크다. 무엇보다 도슨트의 전문성을 직접 경험해보고픈 마음이 제일 강하다.

한남동 주택가에 위치한 미술관 '리움'은 외관이 화려하다기 보다는 절제된 건축의 미를 담고 있다. 야외 전시장의 대형 조형물을 통해 미술관의 포스가 드러난다. 현대미술관 앞에 심은 수피가 희고 유난히 줄기가 긴 자작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 첫 느낌이 좋다. 3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미술관의 외관을 살핀다.

삼성미술관 Leeum의 건축물은 세계적 건축가 3인의 작품이다. 한국 전통미술을 전시하는 고미술관이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스위스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우리의 전통 도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 오른 편으로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이 녹슨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로 현대미술의 첨단성을 표현한 현대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왼쪽으로 네덜란드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한 미래적 공간을 구현한 삼성 아동교육문화센터가 있다.

미술관 외관과 위치, 건축가들을 소개하면서 드디어 1시간 30분으로 예정된 도슨트의 해설이 시작된다. 부드럽고 조곤조곤한 말투로 작품에 집중시킨다. 먼저 고미술관에서 청자, 분청사기, 백자, 불상, 고서화 순으로 작품 배경과 제작기법, 옛 예술가들의 혼이 담긴 그 가치를 잘 전달하고 있다. 특히 붓으로 그린 듯이 청초한 맛을 담고 있는'청자상감 문화문 병'이 마음에 안겨온다.

총120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고미술관에서, 이동 중에 만난 작품도 꽤 인상깊다. 최정화의 <연금술>은 고미술관 로툰다 천장과 어우러져 '하늘에서 내려오는 동아줄'을 연상시킨다. 고미술관과 로비를 연결하는 공간에서 만난 엘라이슨의 <중력의 계단>에서는 '우주공간에서의 나'를 경험하게 한다. 과거에서 현재, 미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배치한 코디네이터의 공간통합 능력이 돋보인다.

△2014 최정화 '연금술'

 

2014 올라퍼 엘리아슨 '중력의 계단'

 

총80점의 근현대 전시작품 중에는 익숙하고 이름난 화가작들이 있다. 서도호, 알베르토 자코메티, 프랜시스 베이컨, 바스키아, 마크 로스코, 게르하르트 리히터, 웰렘 드 쿠닝, 데미안 허스트, 백남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등 한점 한점 함부로 할 수 없는 작품들이고 귀한 기회여서 눈과 귀의 감각을 초집중한다. 현대미술관에서 30분의 해설은 작품의 가치 전달에서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서 50분 정도 자유관람시간을 배치해서 우리 스스로를 충족했다.

Leeum의 전시작품은 총90분이라는 도슨트의 해설시간을 능가할 정도로 갖춘 작품들이다. 이 모든 작품의 가치를 완벽하게 전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진심으로 그녀의 해설에 공감과 박수를 보낸다. 그녀의 해설 태도, 용모, 음톤과 어투 그리고 작품의 이해도, 전달력 등 이 모든 것들은 배워야할 점으로 깊이 새겼다.

그림(미술)을 사랑하는 시선은 하루를 대하는 마음과 태도, 많은 부분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충만함'은 오후 일정의, 약간 기대 이하의 서운함마저도 용서가 된다. 점심 후 시작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에서 단추만 무지 보았다할 지라도 ... ^^. 뭔가 서운한 이 마음을 2층 서화전에서 잘 달랜다. 다시 충만한 기분으로, 늦은 5시 45분 하행 KTX에 몸을 실었다.

△리움미술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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