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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 길이 너무 아름다워요!"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 조회수 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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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다

전라남도교육청 74지구 제1시험장 여수고등학교 교문 앞은 이른 아침부터 북치고 장구치고 활기가 넘친다. 반면 당일 고사를 치뤄야하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수험생들이 모두 고사장으로 들어간 후, 교문은 닫히고 사람들은 짧은 순간 흩어진다. 시험장 안에 감돌 긴장감과 초조함이 교문 밖의 정적 속에서 가히 짐작이 된다. '부디 잘 풀어내기를... ...' 태아로 일체였던 때처럼 엄마의 에너지가 전해지길 염원한다. 정화수(새벽 첫 물)에 깃들이는 마음처럼 하나로 마음을 모은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내고 다시 교문 앞, 늦은 6시가 되도록 시험장 교문이 열리지 않는다. 아침과는 사뭇 다르게 고조된 분위기는 사라지고 초연하지만 여전히 근심스런 표정이다.

교문이 열리고 시험을 치룬 아이들이 하나 둘 쏟아져 나온다. "고생했다 고생했어!" 감격하며 손주를 끌어안는 할머니, 하이파이브로 손바닥을 마주치는 아들과 아버지, 아들의 어깨를 말없이 어루만지는 엄마, 고사장 밖의 훈훈한 풍경을 보느라 '앗! 내 아들을 놓쳤다.' ^^

"국어가 가장 어려웠어요. 시험장 분위기 장난 아니에요. 초조하고 떨려서 심호흡을 몇 번이나..." 시험 뒷풀이 얘기를 나누며 모처럼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엄마, 제가 다니던 이 길 맞아요?" "너무나 아름다워요!" 이제서야 밤풍경이 제대로 보이나보다.

비로소 엄마도 마음을 놓는다. 이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지만 지금은 잠깐 숨을 돌리는 순간이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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