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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 조회수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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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뱀사골의 가을이 깊어가는 줄...

 

 

한 계절이 앞서가는 지리산에는 벌써 겨울이 시작되고 있었다.

잎을 떨군 앙상한 마른 가지 사이로 하늘이 새파랗다. 나무의 감이 익을대로 익어 주홍빛이 선연하다. 발길엔 벌써 낙엽이 채인다.

가을을 느끼려 찾은 뱀사골인데 걸으면 걸을수록 겨울이다.

기대하던 가을은 산 아래에 역력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겨울 기운이 감돈다.

색이 고운 단풍나무를 만나면 오히려 소중해서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두고본다. 잠시 휴식, 솔솔 부는 바람에 슬로우 비디오로 낙엽이 진다.

한 잎 두 잎... 그 가볍기가 한 점 미련이 없는 듯 훠얼 바람결에 실린다.

바슬바슬 메마른 잎이 자석처럼 물기를 안으나 머금을 수 없으니 빈 껍데기. 흐르는 물결따라 정처없이 흐르다 이내 사라지리라.

알록달록 단풍의 화려한 정취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소멸의 겸손을 목격할 뿐이다.

산은 계절을 따라 정직하건만... 나는 원망한다. 올 여름, 장렬했던 이 숲의 왕성함은 어디로 사라지고 이렇 듯 가을을 보내고 또 겨울을 서두르는가!

지리산 뱀사골은 여수보다 빠르게 가을과 이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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