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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슬픔'을 위로하다

  • 기자명 이기자 기자 (leegija20@hanmail.net)
  • 조회수 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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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지드의 헌정 '쇼팽' 예울마루 브런치콘서트

 

 

나무로부터 이별한 낙엽들 바람결에 정처없이 구르고 심연의 슬픔이 눈물로 하염없이 흐르는 날, 둘 데 없는 마음을 신기하게 어루만지는 음악의 힘이 있다.

슬픔은 더 깊은 슬픔 앞에선 무기력해지는 법이다. 가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쇼팽의 음악은 부드럽고 순수한 선율로 내면의 슬픔을 치유하는 힘을 지녔다.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쇼팽 사랑은 앙드레 지드가 쓴 <쇼팽노트>를 통해 보여진다.

쇼팽의 곡이 가장 순수한 음악이라고 평하는 앙드레 지드의 쇼팽 음악 사랑법, 음악가의 곡을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서 온 몸으로 느끼는 작가적 음악 사랑이 <쇼팽노트>에 그대로 담긴다. 저녁에 듣기 적절한 쇼팽의 Nocturm(야상곡)은 한낮에도 아니, 시간을 초월해 들을 때마다 교감과 감동을 부른다.

환상즉흥곡, 소나타 '장송행진곡', 발라드 1번 차례로 이어지는 쇼팽의 곡들은 악기, 피아노의 매력과 피아니스트 강현주과 황보영의 감성 절정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선율을 자아낸다. 앙드레 지드의 <쇼팽노트>를 적절히 인용한 강현주와 김일송의 흥미로운 이야기는 클래식 음악에 멀어지려는 마음을 순간순간 끌어오는 역할을 한다.

쇼팽이 평생토록 꾸준히 작곡했다는 폴로네이즈. 폴로네이즈'환타지'와 폴로네이즈'영웅'은 피아니스트 방아람의 열정적인 연주로 쇼팽 곡의 마지막 감동을 선사한다. 서정성과 영웅적 무게감이 실린 폴로네이즈 곡을 통해 극단적인 감정을 제어해내는 쇼팽의 강한 정신력을 본다.

위대한 작곡가 쇼팽의 음악이 작가 앙드레 지드를 위로하고 다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적시우니 시대를 초월한 낭만적인 '접선'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영혼의 가장 은밀하면서도 깊숙한 부분을 담아낸 쇼팽 피아노 곡의 힘일 것이다.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마음의 상처까지도 위로가 되는 한낮의 콘서트였다.

피아니스트 강현주와 함께하는 위대한 작가들의 음악책갈피, 2016년 마지막 콘서트는 오는 2016. 12. 14 수요일 오전 11시 예울마루 대강당 '톨스토이의 눈물 차이콥스키'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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