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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가 바뀌었어요

  • 기자명 조은영 기자 (dmsehf2514@naver.com)
  • 조회수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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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로 가로수 메타세콰이어에서 먼나무로 교체

 도심 속 숨구멍 노릇을 톡톡히 하는 가로수. 최근 도원로와 소호로의 가로수가 기존 메타세콰이어에서 먼 나무로 교체됐다.

 기존 메타세콰이어는 상가의 간판을 가리고, 생육이 왕성하여 뿌리가 보도를 들뜨게 하며, 낙엽이 하수도를 막히게 하여 침수의 원인이 되며, 성장속도가 빨라 고압선 등 각종 전선의 관리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어 교체되었다 한다.

수긍이 가지만, 수목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치 않고 필요에 의해 쉽게 심어지고 편의에 따라 교체라는 간편한 방법으로 처리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간의 가지치기 정도로 해결될 사항이 아니었나보다.

뜨거운 한낮의 볕을 가려주던 초록의 싱그러운 잎,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을 밟으며 즐긴 바스락 소리, 높이 솟은 나무 길을 자전거를 타며 느낀 한가로움은 이제 기억 속에 머물 뿐이다. 편치 않은 생육환경에서 30년을 넘게 도심의 숨구멍이 되어준 메타세콰이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새로 심은 상록활엽수인 먼 나무는 난대수종으로 겨울에도 싱그런 초록 잎과 붉은 열매가 풍성하게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맹아력(싹이 트는 힘)이 좋고, 공해 및 해풍에 강하며, 방화력도 우수하여 최근 도심 가로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자칫 을씨년스러울 수 있는 도심의 겨울풍경에 방울방울 달린 빨간 열매는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이미 장성지구, 무선지구 등을 비롯한 곳곳에는 먼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특색 있게 조성된 가로수는 지역의 관광자원이 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된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이 대표적이다. 시작은 1972년 가로수 조성시범사업이었다. 지난 2000년 고속도로 건설로 길이 사라질 위기도 있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노선이 바뀌었고 떠들썩한 홍보 없이도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우리라고 못할 것 없지 않은가. 비록 조경을 위한 기능적 면에서 선정된 먼 나무지만 담양처럼 오랜 시간 가로수와 시민이 잘 어울려 공존한다면 훗날 가능할지도. 굳이 명품가로수 길까지는 아니더라도 시민들의 편안한 길이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실없는 농을 건네며 지나가겠지.

“이 나무 이름 뭘까요?” “뭔 나문데?” “맞아. 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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