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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한선주 기자 (dutnakstp@hanmail.net)
  • 조회수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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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6.25 전사자 유해발굴감식 현장 탐방을 다녀와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아무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자랑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하거나

후회해본 적은 더더욱 없다.

 

우리는 그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렇게 했다.

 

내 살던 나라여

내 젊음 받아주오.

 

나 이렇게

적을 막다 쓰러짐은

후배들의 아름다운 날을 위함이니

후회는 없다.              -어느 학도병 전사자의 편지중에서

국립서울현충원

 

故박정희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안장될때, 나는 학생 대표로 헌화했었다. 푸른 잔디와 희끗희끗한 돌비석의 적막함에 숨소리조차 내기 힘들었고, 그 후로 국립묘지는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1979년 국립대전현충원이 창설되고 2006년 국립묘지 명칭이 '국립현충원'으로 변경돼, 두 개의 현충원이 생겼는데 말이다.  

  6.25를 불과 5일 앞두고 이곳에 다시 왔다. 범부처 정책기자단의 일원으로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 현장탐험’에 참여하게 된것이다. 현충원에는 더 많은 비석이 세워졌고 색색의 꽃과 작은 태극기가 그들 곁을 지키고 있었다. 갑자기 코 끝이 찡했는데, 분명 나는 이곳을 잊지 않고 있었다.

유해발굴 감식단  입구에 세워진 2009년 국방부장관의 ​머릿돌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

대한민국 영웅, 명예 찾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국립서울현충원 안에 있다. 임나혁 감시관이 중앙감식소를 안내했다.  유전자가 섞일 수 있기 때문에 유리벽 앞에서만 볼 수 있었다. 유품에서 도장이나 곰방대가 나오기도 하고 속옷 묶을때 사용한 고무줄도 자주 발견된다고 한다. 사랑니로 나이를 추정하거나 골단면으로 추정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13만명의 전사자 중 1만명을 발굴한 상태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신원확인은 더 어렵다고 한다.

유해발굴감식단에  들어서자 입구에 신원이 확인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유품;전투화 .신분증, 지갑. 바클, 단추,목도장,플라스틱 삼각자 

 

 

사진=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중앙감식소의 전처리실은 유해와 유품을 등록하고, 이물질 제거를 위해 세척 및 건조가 이뤄진다. 유해 잔존률이 낮은 경우, 조직분석실에서 골조직을 분석해 인골인지 확인하고 연령을 구별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자료는 사진촬영으로 기록을 남긴다. 대부분 전사자 유해가 온전하게 출토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3D 스캐너​가 이용된다. 없어진 부분을 복원하기도 하고 계속된 계측으로 뼈가 손상되기 때문에 미리 스캔한다. 감식하는데 소요시간은 육안 분석으로 1주일, 장비 활용시 한 달이 걸린다고 한다.

분류된 유골들

 

 국유단이 매일 산을 오르내리며 외치는 부대 구호는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2007년 창설한 국방부 유해발굴단은 조사/탐사-발굴/수습-신원확인-후속조치등 전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16년간 약 9,100여 건의 국군전사자 유해를 발굴했다.

유해발굴 10,367위

아군전사자 9,124위

신원확인 113명 (2016년 6월 20일 기준)

 ​<국방부 유해발굴사업>

 1단계 조사∙탐사 - 전투 기록 분석및 지역주민이나 참전용사 증언확보

현장 답사 및 발굴지역 결정

(전투현장 확인, 현장토양과 주변토양 분석. 금속탐지기 이용하여 전투 잔해물 식별)

 2단계 발굴∙수습 - 문화재 발굴 기법을 적용하여 정밀 발굴

유골은 한지에 쌓여 오동나무 관에 전통 입관및 봉송 (태극기로 포장)

군단장 주관으로 지역별 영결식 거행

 3단계 신원확인(감식) -법인류학적 감식 및 유전자 시료 채취, 유품 분석.

유전자 검사 ;유해와 가족간 비교(친족관계확인)

 4단계 후속조치 -국군전사자 신원확인시 현충원 안장

미확인시 중앙감식소 보관. 이후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 임시 안치

기타 우방국유해 해당국 인계. 북한군 적군묘지 임시매장. 중국군 매년 인계

국유단이 삽을 이용해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국유단이 나무 아래서 발굴된 유해를 설명해주고 있다.

 

제보지역을 식별 확인 중, 나무 밑에 유골이 나왔는데 정강이 뼈와 왼쪽에 허벅지뼈 아래로 어깨뼈가 보인다. 교란된 상태로 봐서 경사면에서 미끄러져 유해가 섞인것 같다. 하악골 옆에 전투화는 아직 국군인지 적군인지 미확인. 

 

 현충원에서 2시간을 달려 가평군 북면 명지산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성심여대 R.O.T.C 와 합류했다. 발굴현장까지 40여분의 산행이 이어졌다. 돌이 많고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 깊숙한 숲 속이다. 당시 이곳은 얼마나 치열한 격전지였을까?

 <유해발굴의 어려움> 

​ *유해발굴은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에 의존하는데, 이들이 고령화되고 전사자 관련자료 부족으로 매장위치를 가려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국토개발과 지형변화, 전투현장 훼손이 심화되고 있다.

* DNA검사에 의존하는 신원확인 역시 직계 유가족 감소에 따른 전후 2~3세대의 참여가 절실하다.

 

육군 전역자 서정렬(91)옹이 성신여대 R.O.T.C 앞에 서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발굴작업을 지켜보는 데, 부사관 전역 후 이 곳에서 혼자 전우(연락병)를 찾아다녔다는 서정렬(91)님이 소개됐다.
오늘 유해가 나왔다고 해서 왔고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성신여대 R.O.T.C 앞에 선 백발의 노인은 입을 쉽게 떼지 못했다.

“6.25가 발발했고  부상병이 속출해서 계속 후송 조치를 하는데, 중공군이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왔어요. 부상자는 세명이 붙어서 움직여야 하는데 병력이 다 빠진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전사자도 부상자도 놔두고 후퇴했어요. 우리가 떠난 후  움직이지 못하는 그들은 적군에게 무참히 죽었죠.  지금 전방에 가면 수백명의 발굴단이 흙을 파고 있어요. 수많은 시간동안 땅 속에 유골들은 물에 씻기고 겨울 되면 얼어버린채 그 추운 땅 속에 누워있어요. 나라가 위태로울 때 용맹하게 싸웠는데, 그들을 영원히 흙 속에 놔둘 수는 없죠. 어서 빨리 국립묘지에 그 분들을 모셔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한가지 간곡하게 호소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전방에서 구슬땀 흘리는 국방부 유해발군단에게 한 장의 위문편지를 보내주세요."

 백발의 노병이 시종일관 차렷자세로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은  평생을 외상성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는데 이 노병은 하루라도 편한 잠을 청한 날이 있었을까 ?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되는 아픈역사가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

(사진)국방부 -유골발굴현장에서 범부처정책기자단

 

우리나라는 종전 아닌 휴전국이다.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않은 12만 5천 여위의 호국영웅들의 유해.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들이 지켜냈다. 마지막 한 분까지 유해를 발굴해 이름을 찾아드리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가족들의 유전자가 등록되지 않아 고국에 돌아와서도 4년이 지나서야 가족을 찾게된 110번째 호국용사 임병근 용사의 이야기는 안타까웠다.  DNA 검사는 6.25 전사자의 친.외가 8촌까지 가능하다. 유해 신원확인을 위해  하루 빨리 유전자 검사 등록을 하자.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범국민적 운동을 펼쳐야 할때다. 또한 국유단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게 한 장의 위문편지라도 보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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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우)06984

서울특별시 동작구 현충로 250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문의전화 1577-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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