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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별을 따서 만든 축제

  • 기자명 여우비 (dutnakstp@hanmail.net)
  • 조회수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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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불가사리 대축제'를 다녀와서

 ‘이렇게 비 오는데 어떻게 축제를 한다는 거지?’

 지난 3일 여수 오동도에서 ‘여수 불가사리 대축제’가 열렸다. (사)한국해양구조협회 여수구조대가 ‘아름다운 여수 깨끗한 오동도’라는 표어 아래 불가사리 퇴치 ‘수중정화활동’을 개최한 것이다.

오동도 입구에 동백열차와 불가사리 작품

 

 필자가 이 축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개인의 꾸준한 페이스북 홍보 덕분이다. 그는 직접 잠수복을 입고 오동도나 박람회장, 여수 연안의 바닷속 사정을 수중 촬영해 꾸준히 알리고 있다. 손바닥만 한 불가사리 수천 마리를 그물 망태기로 건져 올려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펼쳐 놓았는데, 바닷속 세상이 불가사리에게 점령당한 듯했다. 덕분에 여수에 불가사리가 얼마나 많은지, 그들이 먹어치운 조개 무덤과 황폐해진 바다 아래 섬뜩한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그  불가사리로 축제를 한다는데 도대체  어떻게 한다는 걸까?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 못해 버스에 올랐다. 관광버스가 가득 주차해있는 박람회장을 지나 오동도 가는 길은 화려한 등산복을 입은 관광객으로 꽃이 핀 듯했다.  오동도에 도착하니 ‘여수 불가사리 대축제’ 현수막이 보인다. 제46회 지구의 날을 앞두고 '연합수중정화 행사 및 불가사리 작품 경연대회'라는 소재도 붙어있다.

스쿠버다이버가 작품 앞에서 활짝 웃으며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잠수부들이 직접 바다에서 불가사리를  끌어올리는 장면은  놓쳤지만,  비에 흠뻑 젖어 있는  바닥에서 정성껏 만든 작품들은 감상할 수 있었다. ‘상괭이를 지켜주세요’ ‘바다사랑’ ‘여수 밤바다’ ‘오동도’ 'HANHWA' '꿈‘ ’LOVE' '여니 수니‘ 등 불가사리로 장식한 메시지와 그림이 의미있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불가사리'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는데, 아이부터 어른까지 작품을 만들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상괭이; 쇠돌고래과의 국제멸종위기종. 여수 바다에서 볼 수 있다

 

 

 현재 바다 속에는 불가사리 천적이 없어  계속 증가하고  있고, 이들이  먹어치우는 조개류와 해산물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불가사리는 죽은 물고기나 부패한 바다 생물을 먹는 ‘바다 청소부’라고 불린다. 하지만 토종 ‘별 불가사리’에 비해 ‘아무르 불가사리’는 긴 팔로 조개의 입을 강제로 벌려 자신의 위장을 밀어 넣고, 조갯살을 녹여 흡수한다고 한다. (=위키백과)  실제로  불가사리의 조개 사냥은 공포감을 주며, 마치 절대 강자의 횡포를 보여 주는듯하다. 이렇게 불가사리가 증가한 이유는 바다 오염과 천적인 ‘나팔고둥’의 개체 수 감소에서 찾는다.  재생능력뿐 아니라 번식력도 강해, 한 번에 엄청난 양을 산란하는 불가사리. 인간의 손으로 불가사리를 포획해도 그 빈자리에 또 다른 불가사리가 찾아 들것이다. 하루빨리 근본적인 해결책이 세워져야겠다.

 축제를 알려면 ‘축제에 참여해 보라’고 했다. 진남제를 앞두고 이런 의미 있는 축제를 알게 되어 내심 기쁘다.  바다의 오염을 알리고,  불가사리도 제거하고, 그것으로 작품도 만들고, 축제가 끝나면 친환경 퇴비로 쓰는 일석 사조의 아이디어.  이번 진남제에도   이런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기대해보며,  다음 불가사리 축제는 늦지 않게 꼭 참여해보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꽃사모'가 나눠준  노란 '팬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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