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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봉사단체의 가을 나들이

  • 기자명 여우비 (dutnakstp@hanmail.net)
  • 조회수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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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건강가정지원센터 '모두가족봉사단'

   

 

 11월의 첫날, 장성군 백양사와 담양 죽녹원에서 여수시 건강가정지원센터 內 '모두 가족봉사단'의 환경캠페인 및 지역탐방을 겸한 특별한 나들이가 있었다.

'모두 가족봉사단'이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봉사활동단체로 소외된 이웃, 독거노인과 결연 가족을 맺어 꾸준한 '사랑 나눔'을 하는 'happy virus 가족봉사단'과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꽃밭 만들기를 도맡아 하는 '봉우리 가족봉사단'의 모임이다.

이른 아침, 가을 단풍의 명소라 할 수 있는 내장산 백양사에 도착하니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길은 꽉 차있었다. 지금은 제18회 장성 백양 단풍축제 기간이라 나뭇잎의 색이 한층 더 진하고 아름다웠다.

 

 

도착하자마자 봉사단은 집게와 쓰레기봉투, 장갑을 끼고 쓰레기 줍기 자연보호 활동을 했다. 관광버스마다 내리는 버스 출입문 아래에는 종이상자가 깔려었는데, 비에 젖은 땅을 밟고 올라오면 버스가 더러워질까 봐 펼쳐놓은 듯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 젖은 종이상자를 다시 주워담아가지 않았고 버스 주차장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식사하는 관광객들은 또 다른 쓰레기를 남기고 있었다. 백양사 안내소에서는 쓰레기를 되가져가면 봉사시간도 주고 탄소포인트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어딜 가든지 내가 버린 쓰레기는 되가져간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백양사를 오르는 입구에서 멋진 팝송을 부르시며 기부 모금을 하시는 스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목소리가 깨끗해서 산과 어울릴 정도로 관람객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해주었다. 특히 가요 ‘사랑이 지나가면’이란 노래가 흐르자 지나가던 모두는 발길이 얼어 붙은 듯 멈춰 서서 들어야 했다. 스님의 기부 모금함에 넣어지는 금액이 또 다른 사랑 나눔으로 이어진다니 참 행복한 기부행사다.

장성문인협회 회원의 詩 전시전도 가을 단풍과 잘 어울리는 행사였다. 소박한 詩 한 편을 읽으며 백양사에 오르는 데, 나무요정이 살고 있을 것 같은 700년 된 감찰나무와 태풍에 쓰러진 나무에서 피어나는 생명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런 자연 그대로의 관광 자원이 줄을 이었다.

 

“ 단풍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

모두 탄성을 지른다. 휴대폰 ‘셀카 봉’을 가지고 계속 사진을 찍으면서 가는 관람객이 많았는데, 어느 곳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훌륭한 배경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중국 관광객이 많은데 놀랐다. 중국인이 제주도에 많이 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단풍 구경하러 여기까지 오다니 정말 중국인의 한국사랑은 대단하다.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 숲은 장관이었다.1년에 20m 자란다는 대나무. 키가 훌쩍 크기 때문에 소나무 숲에서 소나무를 죽이고 대나무 숲을 만들었다. 그런데 굵고 멋진 대나무 사이로 한글 낙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낙서는 이름을 새기거나 했는데, 미끈하게 쭉 뻗은 대나무에 저런 흠집을 내다니, 내가 산신령이라면 크게 혼쭐을 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마 전 담양에서 있었던 세계대나무박람회 홍보관에서 대나무로 만든 여러 가지 수공예품을 구경할 수 있었다. 댓잎으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이동한 장소에서는 Bamboo Cycles ‘대나무 자전거’가 특이했다. 대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곳 점원에게

“ 관람객이 많습니까?” 라고 질문하니 이곳 담양은 일 년 내내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잠시 짬을 내어 담양의 아름다운 숲길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메타‘는 미국에서는 원래 수명 3천 년 이상의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나무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인디언들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잡귀를 물리쳐준다고 몸에 소지하고 다녔다고 한다.

 

또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국도 포장공사로 178그루의 나무가 모두 잘려나갈 뻔했었는데, 담양군민들의 힘으로 지켜졌다는 안내 글도 있었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역시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한 부분이다.

길옆으로 수많은 허수아비가 막대기 등을 들고 지키고 있었는데, 왜군을 막기 위해 담양에서 의병을 일으킨 의병장 ‘고경명’을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가지각색 허수아비의 표정과 인디언의 모습이 잘 어울려서 담양 사람들의 아이디어에 나도 모르게 빙긋 웃었다.

 

허수아비 뒤로 보이는 ‘호남기후변화체험관’은 대나무 바구니를 형상화한 재미난 건물이었는데, 시간이 빠듯해서 금방 나올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오늘 함께 한 봉사단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여수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환경캠페인'겸 '문화 체험'이란 주제가 좋았고, 관광지에서 느끼는 이색적인 가을 정취에 다시 또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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