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꾸물거린다냐. 빨리 오랑께~” “오메야, 뭐 이렇게 푸짐하데, 전어들의 축제네~” “오늘 몸보신 제대로 하것다.” “오메오메, 이 속살 하얀 것 좀 봐, 고추냉이에 찍어 먹으니 오돌오돌 맛있네.” “양파 한 겹 벗겨서 이렇게 썰어진 전어올리고 된장과 풋고추 올려 묵어봐 입안이 아주 난리야 행복하다고.” “아이 그란디, 이렇게 전어들은 우리 땜에 꼴까닥 했는디, 우리는 속없이 꿀꺼덕해도 될까나?.” 물음을 던지니 한 친구가 조금 진중하게 낮은 목소리로, “느그들이 울 위해 희생했응께, 덕분에 건강할게.”, “자~ 전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맛있게 먹고 체력은 국력이라 했으니 건강하자고들~”하면서 젓가락 부라보를 외치며 다음 코스 접시 쪽으로 젓가락질이 시작되고, 또 다른 친구 왈, “근디, 이 회무침 말이여, 어찌 이런 맛이 날까나?” “아아~ 갸는 알몸 썰어진 것에 푸른 채소로 옷 입히고, 붉은 연지곤지 찍고 단장 마친 후 마지막에 여수막걸리초로 향수 마감 후 접시무대위로 올라온 거여.” 요것이 새콤 달콤 입속에서 얼마나 애교를 떨었는지 전어들에 대한 미안한마음 저 멀리 가버리고 금세 그 옆 접시 위에 조용히 선탠된 전어들을 보자마자, 깨가 서말이라는 전어 대가리를 먼저 잡아 당차게 입에 넣고 그 고소함을 음미하며 만찬의 기쁨을 누렸다. 맛이 너무 좋아서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고 먹는 물고기라 하여 그 이름도 돈전(錢), 물고기어(魚)를 써서 전어(錢魚)라 불리니 가히 그럴만하다. 9,10월 전어철, 소중한 사람들과의 한 끼 식사로도 충분히 행복하였으니 이 모두가 이 땅에 태어난 복이요, 이 고장 여수에 살고 있는 복이라니까요. 또 이 가을 지나면 입이 큰 아구들이 물밀려 우리들을 만나러 올 텐데… 여러분~ 준비됐나요?
- 기자명 홍선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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